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미 정상회담/ 美의 평가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미 정상회담/ 美의 평가는

입력
2006.09.15 00:11
0 0

*美 '對北공조 확보' 여전히 의구심

한국과의 동맹관계에 대해 미국이 갖고 있는 생각은 복합적이다. 미국은 한국과의 동맹 구조 속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억지력을 제공하고 있으나 이제는 그러한 관계의 변화를 요구 받고 있음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전시작전통제권의 이양 문제를 둘러싼 한미간 이견은 미국의 대한 정책이 변화하고 있는 현주소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동맹 관계의 변화는 한국의 요구와 필요에 의해 촉발됐다. 노무현 대통령이 전시작전권 이양 문제를 ‘자주’의 문제로 파악한 것이 시발점이다. 그러나 변화의 과정 속에서 미국은 오히려 한국이 생각하고 있는 변화의 속도보다 더 앞서가는 입장을 취하기 시작했다. 전시작전권 이양시기와 관련해 한국이 2012년을 상정하고 있는데 반해 굳이 2009년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동맹관계의 변화에 대한 미국의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주한미군의 신속기동군화라는 미군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동맹관계를 적극적으로 재조정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대한 정책은 북한에 대한 대처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한미간 인식 차이가 동맹의 실질적 내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미국은 북한의 위협을 대량살상무기(WMD) 차원에서 심각하게 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대북 제재를 추진했다. 이 같은 제재 국면은 지금도 유효할 뿐만 아니라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및 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향후 대응 방향을 정하는 토대가 됐다.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을 정치적 목적에 의한 시위로 보고 있는데 반해 미국은 이를 실질적인 위협으로 보고 있는 것은 큰 차이다. 이런 인식의 차이가 대북 정책에 있어서 한미가 노출하고 있는 갈등의 주원인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은 북한에 대한 생각에서 미국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에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그 문제점을 최소화하려 한 것이다. 북한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좁히는 것이 한미 양국의 동맹구조를 튼튼히 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노 대통령은 핀란드 헬싱키에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정치적인 목적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했으나 이 같은 인식이 미국의 생각을 혼란스럽게 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위협에 대해 대략적으로 한미 양국이 공동의 인식을 확보했다는 것은 그나마 성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향후 미국의 대한 정책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과 속도로 정착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양국의 대북 정책에 있어서 한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가 북핵 6자회담을 재개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데 반해 미국은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가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대북 금융 제재에 대해 노 대통령이 북핵 문제 해결과 관련해 조화로운 입장을 강조한 것도 미국의 일방적인 대북 제재가 불러 올 수 있는 문제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