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스라엘과 대만의 유착 조짐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의 퇴진 연좌시위가 이틀째 진행되던 10일 이스라엘 의원 5명이 대만을 방문해 대만 고위 당국자들과 군사분야 협의를 진행한데 대해 중국이 13일 발끈하고 나섰다.
중국측 흥분에는 그럴만한 배경이 있다. 중국과 국교를 맺고 있는 이스라엘은 최근 대만과 심상치 않은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가입 노력이 좌절된 직후 이스라엘은 대만과 의료협력협정을 체결했다. 이외에도 농업 과학 기술 분야의 양자 협력을 개시하는 한편 레바논 사태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대만의 농업시찰단을 맞았다.
특히 중국이 우려하는 대목은 이스라엘이 미사일 핵심기술을 대만에 전해주려는 상황이다. 관측통들은 중국 동남부 해안 지대를 사정권에 두는 톈마(天馬)미사일을 개발중인 대만에 이스라엘이 관련 기술을 이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만측은 특수부대를 이스라엘에 파견, 특공 연합작전을 진행하려는 준비작업도 진행중이다.
이러한 대만과 이스라엘의 움직임은 원유자원 확보를 위해 중동 산유국들을 가까이 하려는 중국의 발길에 제동을 가하려는 이스라엘의 전략, 국제적으로 입지가 좁아지는 와중에서 절실해지고 있는 대만의 이스라엘 군사기술 습득 필요성이 맞물리면서 이뤄졌다.
물론 이스라엘은 대만과의 물밑 교류를 하면서도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한 이스라엘의 입장은 불변”이라고 밝히고 있다.
천용동 이스라엘 주재 중국대사는 13일 이스라엘측에 최근의 움직임이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한 도전이며 “이 같은 상황이 재발할 경우 중국과 이스라엘 관계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공세적 정책을 지속하고, 대만이 대미ㆍ대일 관계를 강화하려는 상황에서 양측간 밀월은 당분간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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