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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커버스토리 - 혀끝을 휘감는 향기 '숲의 황태자' 송이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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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커버스토리 - 혀끝을 휘감는 향기 '숲의 황태자' 송이버섯

입력
2006.09.14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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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는 생육 조건이 까다로운 버섯이다. 20~50년 된 남향 소나무(주로 적송) 아래 솔잎낙엽이 곱게 쌓인 푸석푸석한 땅에서 난다. 송이의 균사는 지면 아래 10cm 정도에 난 소나무의 가는 뿌리에 들어가 균근을 만든다.

낮 기온이 섭씨 26도를 넘지 않고 밤 기온이 1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대략 백로(9월 8일)에서 10월 중순까지이다. 삼림이 울창해도 잘 나지 않는다. 낙엽층이 축적되고 활엽수가 번성하면 송이 균사가 제대로 자라기 어렵다. 인공재배는 아직 성공적이지 않다. 그래서 예로부터 송이는 귀하신 몸이다.

송이의 이런 생육 조건을 충족시키는 곳이 백두대간의 양양 지역, 경북 내륙 산악지대의 봉화, 경북 해안 산악지대인 울진 등이다. 윤7월 때문에 더위가 늘어져서인지, 올해 송이는 유난히 늦다. 송이는 서늘한 바람이 불어야 쑤욱 올라온다. 이제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졌으니 아마 20일 이후면 구경할 수 있을 거라는 게 현지인들의 설명이다.

현재 어린 송이들이 머리를 들기 시작한 상황이다. 시기는 늦었지만 기상 상태가 좋아 수확량은 평년작을 약간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격대는 대풍이었던 지난 해보다 약간 오를 듯. 양양 지역은 kg 당 20만~25만 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고, 경북 지역은 아직 예상가를 점치지 못하고 있다.

송이는 향기와 질감을 먹는 음식이다. 많은 요리법이 있고 어떤 요리에 들어가도 훌륭하다.송이요리의 철칙! ‘덜 가공할수록 맛있다.’ 그래서 제대로 맛을 보는 방법은 그대로 먹는 것이다. 송이에 붙은 흙 등 이물질을 잘 제거한 뒤 결대로 얇게 썰거나 찢어서(슬라이스) 소금을 찍어 먹는다. 송이와 가장 가깝게 지내는 깊은 숲 속 사찰의 스님들이 이렇게 생식을 한다.

‘구이’가 가장 일반적인 조리법이다. 중요한 것은 살짝 익히는 것. 소금물에 약 30초 정도 담갔다가 물기를 털어낸 후 숯불이나 번철에 숨만 죽인다.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곁들이기도 한다.

송이 향기 가득한 국물을 원한다면 맑은 국이 좋다. 다른 재료는 사용하지 않고 얇게 썬 송이만 국에 띄워 끓기 직전에 불을 끈다. 간은 간장으로 맞춘다. 중요한 것은 너무 뜨거우면 향기를 느낄 수 없다는 것. 약 30분 정도 그냥 놓아두면 국물에 향이 배 더욱 좋다.

송이밥도 가을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별미. 밥을 지을 때 약 5cm 길이로 썬 송이를 쌀과 함께 넣으면 된다. 다양한 곡식과 닭고기 등을 넣어 영양밥을 지어도 좋다.

짙은 소나무숲과 가을 이슬이 만들어낸 송이를 제대로 느끼려면 송이가 나는 솔숲으로 가는 것이 가장 좋다. 송이마을들이 송이철을 맞아 대대적인 축제를 마련한다.

▲ 양양송이축제 2006

28일부터 10월 4일까지 7일간 양양 남대천 둔치와 송이산 등에서 열린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양양송이축제는 국내는 물론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높은 지명도를 갖고 있는 행사. 올해 축제는 기간을 지난 해보다 이틀 연장하고, 45개였던 부대행사도 54개로 확대했다. 외국인 송이채취 현장체험, 내국인 송이보물찾기, 송이생태 견학, 송이축제 주제관, 송이요리 시식회, 양양송이 알아맞히기 등 송이를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린다.  

축제가 열리는 양양군을 비롯해 속초시, 고성군은 설악산의 고장. 축제 기간은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온몸으로 송이 같은 건강체험을 해보자. 가족 산행에 적당한 산길은 울산바위 코스. 왕복 3시간 30분이면 넉넉하다. 울산바위에 걸쳐놓은 까마득한 철계단을 오르면 정상정복 끝. 동해와 고성의 너른 벌판, 설악산의 위용이 한 눈에 들어온다. (033)670-2723~4

▲ 봉화춘양목송이축제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봉화읍체육공원, 춘양면 시내, 관내송이산 일원에서 열린다. 이 행사도 올해로 10회를 맞았다. 춘양목 장승깍기 체험, 춘양목 송이가요제, 송이요리 경진대회, 산림욕 체험 및 명상수련회 등의 부대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봉화를 대표하는 여행지는 청량산. 뿔처럼 돌봉우리가 비죽비죽 솟은 명산이다. 병풍 같은 바위 봉우리 사이에 깃든 청량사, 원효대사가 수행했다는 응진전 등을 돌아보는 코스가 가족 산행에 좋다. 천천히 쉬면서 걸어도 2시간이면 된다. 조금 이동하면 영주의 부석사와 소수서원 등도 돌아볼 수 있다. (054)679-6971

▲ 2006 울진송이축제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울진군 근남면 엑스포공원, 북면 송이산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로 5회를 맞는다. 송이채취체험, 송이요리ㆍ향기 체험, 2006 경상북도 씨름왕 선발대회, 송어 맨손잡기 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울진의 청정바다와 불영계곡, 불영사, 조선시대부터 보호해온 산림인 소광리 소나무숲이 추천할만한 여행지. (054)785-5119

◎ 송이의 효능과 고르는 법

송이는 사람의 혈액과 비슷한 약알카리성 식품이다. 원적외선과 기(氣)방사력이 우수해 혈액순환과 신진대사에 효능이 있다. 몸의 피로물질을 중화시켜 두뇌활동을 왕성하게 한다. 곰팡이, 진드기,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세균을 억제하거나 파괴해 피부질환이나 알레르기성 비염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송이는 갓이 피기 전에 채취해야 제값을 받는다. 갓 둘레가 자루보다 약간 굵고 은백색이 선명해야 한다. 또, 갓이 두껍고 단단하며 자루의 길이가 길고 밑부분이 굵을수록 좋은 송이이다. 길이가 8cm 이상이면 상(上)품으로 친다.

수입산과의 구별이 중하다. 국내산은 대부분 갓과 자루에 흙이 묻어 있으며 조직을 갈라보면 뽀얀 유백색을 띠고 있다. 반면 중국산 등 수입산은 유통기간이 최소 1주일이 걸리기 때문에 갓 부분이 검게 변색되고 향이 거의 없다.

양양=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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