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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멋있는 주말 - 전립선암 극복한 탤런트 박규채씨 "조기발견땐 치료 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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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멋있는 주말 - 전립선암 극복한 탤런트 박규채씨 "조기발견땐 치료 쉬워"

입력
2006.09.1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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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박규채(69·전 영화진흥공사 사장)씨는 앉은 자리에서 소주를 몇 병씩 마시고, 못 하는 운동이 없는 강철 체력으로 유명했다. 유도가 4단, 젊은 시절엔 9인조 배구 선수였고, 나이 들어서 매일 1시간씩 운동을 빼놓지 않았다. 그러던 그가 전립선암 조기 검진의 전도사로 변신했다. 그는 대한비뇨기과학회가 매년 9월 실시하는 ‘블루 리본’ 캠페인의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1년여 전 전립선암을 성공적으로 극복한 경험이 있어서다.

“처음엔 술을 많이 먹어서 그건가 보다 했지요. 암인 줄이야 상상이나 했나요?”

2005년 초 소변을 봐도 개운치 않다고 느낀 것이 첫 증상이었다. 무심코 그냥 넘길뻔했다. 비뇨기과 전문의인 막역한 친구에게 늘 그렇듯 근황을 털어놓은 것이 인생을 바꿔놓았다. 친구의 권유로 피를 뽑아 검사를 했다. 전립선암에서 특이하게 나타나는 항원인 PSA 검사인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조직검사까지 거친 끝에 2기 전립선암으로 진단됐다.

“너무 늦지 않게 발견됐다는 게 천만다행이었죠. 빨리 손을 쓰면 괜찮을 거라고 하기에 걱정도 안 했어요”

박씨의 경우 비뇨기과 전문의를 친구로 둔 게 행운이었다. 하지만 많은 남성들이 “나이 들면 다 그렇다”며 이런 초기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다 시기를 놓친다. 박씨를 수술한 고대안암병원 비뇨기과 천 준 교수는 “미국은 수십년 전부터 정부가 무료검진을 실시, 1,2기 진단율이 50%가 넘지만 우리나라는 60% 이상이 수술이 어려운 4기에서 진단된다”며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올 때엔 이미 전이된 상태”라고 경고했다.

전립선암은 우리나라 남성한테 가장 급격히 늘고 있는 암이어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한비뇨기과학회는 1984년에서 2004년 사이 전립선암으로 진단받은 환자가 20배 늘었다고 밝혔다. 학회가 유방암 극복을 위한 핑크리본 캠페인처럼 2004년부터 블루리본 캠페인을 벌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05년 6월 수술을 마친 박씨는 최근 백두산 관광을 다녀올 정도로 건강한 삶을 누리고 있다. 요즘은 5년째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가족연극제를 심사하고 서울 한성디지털대학과 대전 한남대 하회문화대학원을 오가며 강의를 하느라 바쁘다. 전립선암 수술 후 달라진 것은 술과 담배를 뚝 끊고 고기도 줄였다는 점이다.

“나이들어 그러려니 하고 지나는 남자들 많지요? 하지만 병원에 한번 가보세요. 나이 들수록 전립선 관련 질병을 앓는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요즘은 주변에 검사 한번 받아보라고 권합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건 의사를 100% 믿고 따라야 한다는 겁니다. 의료진을 신뢰한다면 무슨 병이든 극복할 수 있을 겁니다.”

▲ 전립선암 어떤 검사 필요한가

대한비뇨기과학회는 50세 이후 남성이라면 1년에 한번 전립선암 정기검진을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혈액검사와 직장수지검사를 받아야 한다.

혈액검사에서 전립선암특이항원(PSA) 수치가 4ng/㎖가 넘으면 일단 전립선 질병을 의심해야 한다. 이들이 모두 암은 아니고 전립선 비대증, 전립선염, 전립선 괴사일 수 있다. 기준치(4ng/㎖)를 조금 밑돈다 해도 암일 가능성은 있다. 때문에 의심이 가면 비뇨기과 전문의에게 직장수지검사를 받아야 한다.

직장수지검사란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 골반 안쪽의 전립선에 딱딱한 결절이나 통증이 없는지 만져서 확인하는 것이다. 환자들이 다소 부담스러워 하지만 숙련된 비뇨기과 전문의는 30초면 검사를 끝낸다.

최근 PSA검사는 대형종합병원의 건강검진센터에서 대부분 검사항목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그러나 직장수지검사를 받으려면 비뇨기과를 방문해야 한다.

검사 결과 암이 의심되면 직장에 초음파를 넣어 전립선 크기, 결절 유무 등을 확인한다. 국소마취 상태로 조직검사도 거친다.

대한비뇨기과학회는 24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블루웨이브 페스티벌'을 연다. 전문의 24명이 무료 PSA검사와 상담을 벌일 예정이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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