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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업도 마음을 열어라

입력
2006.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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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군자 할머니가 고아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5,000만원을 기부했다. 이 돈은 김 할머니가 6년 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받은 월 85만원의 생활안정지원금을 아껴 모은 것이라고 한다. 지방의 한 중학교 학생들도 해변공원에서 ‘수재민 돕기 자선 공연’을 열어 입장료 수입 등을 수재민을 위해 쓰기로 했다고 한다. 어려운 여건에서 남을 위해 봉사하는 아름다운 마음에 진심으로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기업 사회공헌활동의 확산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봉사활동도 부쩍 눈에 뜨인다. 수해로 큰 피해를 입은 강원도 지역에서 많은 기업들이 복구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은 물론, 요즈음 기업들의 봉사활동은 과거처럼 일회용 ‘반짝 행사’가 아니라 지속적ㆍ상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기업이 내놓는 사회공헌기금도 증가세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접수한 기업 사회공헌기금의 경우 1999년 51억원에 불과했으나 6년만인 2005년에 1,453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기업들이 그 많은 인원과 비용을 들여가며 왜 이렇게 봉사활동에 열심인지 한 번 생각해 볼만하다. 우선 정책적인 면에서 보면 제도상 정부의 손길이 못 미치는 사각지대에서 기업이나 각종 단체 등의 복지사업은 수혜자에게 큰 도움이 되며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겠다. 복지국가 등장 이전에 교회 등을 중심으로 시작된 자선활동이 이제는 기업의 주요 활동이 된 셈이다.

두번째로 소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들 수 있다. 즉 기업의 목적이 과거의 이윤 추구에서 이제는 사회적으로도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쪽으로 변했다. 서구의 자선 활동이 상류층의 도덕적 의무를 가리키는 노블레스 오블레주에 뿌리를 두고 있듯이 말이다.

이와 함께 기업 이미지 관리 측면에서도 사회봉사활동은 기업의 주요 전략이 되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 초우량기업 자산의 대부분이 브랜드 자산이라고 한다. 코카콜라는 자산의 59%, 애플컴퓨터는 77%가 무형적 자산으로 평가된다. 즉 기업의 이미지 자산이 전체 자산의 50%를 넘는다는 의미다.

미국의 한 대학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주요 다국적 기업의 CEO들은 향후 기업 이미지를 결정짓는 요인 중에서 기업의 사회적 신뢰성과 환경적 신뢰성의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나눔은 기업 성장에도 도움

그러니 일류 기업일수록 사회공헌을 통해 소비자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며 앞으로도 사회공헌은 기업의 핵심 이념이 될 것이다.

‘기부는 지갑을 여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여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나눔의 문화가 온 누리에 널리 퍼져서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이 이루어지는 행복한 꿈을 꿔본다.

방용석ㆍ근로복지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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