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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라크, 해빙 무드/ 말리키 총리 테헤란行… 시아파 유대관계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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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라크, 해빙 무드/ 말리키 총리 테헤란行… 시아파 유대관계 과시

입력
2006.09.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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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5월 총리 취임 이후 처음으로 12일 이란을 방문했다. 이틀 일정의 이번 방문은 지난해 이브라힘 알 자파리 과도정부 총리에 이은 것이지만 온전한 헌정체제를 갖춘 이라크 정부의 총리로서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날 정상회담을 가진 모하마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과 말리키 총리는 양국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재차 과시했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라크 국민에 의해 선출된 이라크 정부를 전폭 지지한다”며 “이라크의 안보는 곧 이란의 안보”라고 강조했다. 또 정치, 경제, 보안 등 모든 면에서의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말리키 총리는 “(민감한) 양국 보안 문제에서조차 협력하는데 장애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화답했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말리키 총리를 영접하기 위해 실세 각료인 파르비즈 파탄 에너지 장관을 메흐라바드 국제공항으로 보내 곧바로 대통령궁으로 맞아들이는 등 말리키 총리를 융숭하게 대접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시아파 정권이 들어선 이란은 이듬해부터 8년 간 수니파인 사담 후세인 정권의 이라크와 8년 전쟁을 치렀다. 양측에서 수백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전쟁 이후 두 나라는 2003년 후세인 정권이 붕괴할 때까지 앙숙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라크에서 후세인 정권을 대체해 시아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현 이라크 지도부를 이루는 시아파 인사들의 상당수는 후세인 집권 시절 이란에서 망명생활을 해 이란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고 있다. 이란의 시아파 무슬림들은 시아파의 본고장인 이라크를 영적(靈的) 고향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자파리 전 총리와 말리키 총리는 모두 시아파 정당인 다와당 소속으로, 이란_이라크 전쟁 때 이란에서 망명생활을 했다.

미국은 이란이 이라크 내의 일부 과격 시아파 세력을 부추겨 반미 저항을 유도하고 저항세력에 무기를 공급해 이라크의 치안안정을 방해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라크 내정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말라고 경고해 왔다.

이날 말리키 총리는 이란의 이라크 내정 간섭 논란 때문에 지난해 이후 체결된 양국 간 협력 협정들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협정을 이행하는 데는 아무런 장애가 없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말리키 총리는 13일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를 예방한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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