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투수’의 자존심도 ‘60억원 짜리 4번타자’를 외면하지 못했다.
시즌 막판 1위 수성에 최대 고비를 맞은 삼성 선동열 감독이 결국 1군 복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던 심정수(31)에게 ‘SOS’를 쳤다.
선 감독은 12일 대구 KIA전에 앞서 전격적으로 심정수를 1군 엔트리에 등록시켰다. 선 감독은 전날 코칭스태프 회의를 열고 심정수의 복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하더라도 페넌트레이스 종료 때까지 심정수를 쓰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던 태도가 하루 만에 바뀐 셈이다.
그간 심정수를 호출하지 않는 선 감독의 의중을 두고 해석이 분분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팀 분위기를 해친다는 것이었다. 심정수의 방망이는 회복됐을지 몰라도 아직 수비가 완전치 않아 심정수를 올릴 경우 수비 포메이션이 애매해진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심정수가 2군에서 홈런포를 가동하는 등 서서히 페이스를 찾자 선 감독이 궁지에 몰렸다. ‘심정수를 왜 쓰지 않느냐’는 여론의 압박의 일기 시작한 것. 하지만 선 감독은 ‘심정수 없이도 1위 할 수 있다’며 버텼다.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심정수의 복귀 문제는 결국 선 감독이 한 발 물러선 것으로 종지부를 찍은 셈. 또 최근 김한수와 진갑용 등 심정수의 ‘후속’ 4번 타자들이 잇따라 부상을 당해 타선이 약화되자 불가피하게 심정수를 불러 올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심정수는 지난 5월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후 4개월 여만의 복귀. 지난 5월3일 대구 SK전을 끝으로 미국과 독일로 건너가 각각 왼쪽 어깨와 오른쪽 무릎 수술을 받은 이후 재활을 거쳐 2군 경기에 출전해 왔다.
2위 현대에 3.5경기차로 쫓기며 시즌 막판 최대 고비를 맞은 삼성으로서는 주포 심정수의 복귀로 일단 한숨을 돌릴 전망이다.
심정수는 복귀전이었던 12일 대구 KIA전에서 좌익수 겸 4번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 1득점으로 팀 승리를 도운 뒤 8회초 수비 때 교체됐다.
대구=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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