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펜 회사 모나미가 한국판 킨코스, 한국판 오피스디포로 다시 태어난다.
모나미는 12일 새 CI 발표와 함께 제2의 출발을 선언했다. 쓰고 또 쓰고 다 쓴 뒤엔 몽당연필까지 끼워 쓰던 추억의 '모나미153 볼펜'회사에서, 글로벌 사무ㆍ유통서비스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다.
볼펜으로 출발, 유통으로 성장
1960년 광신화학공업사로 출발한 모나미는 1963년 '모나미153볼펜'을 출시하며 국내 굴지의 필기구 업체로 입지를 다졌다. 지금까지 생산된 이 볼펜은 33억 자루. 일렬로 세우면 지구를 12바퀴 돌 수 있는 거리다. 모나미 볼펜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지금도 70%를 상회하고 있다.
40년간 '국민의 볼펜'회사로 자리매김해온 모나미가 방향전환을 꾀하게 된 것은 컴퓨터 보급과 출산률 저하로 문구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있는데다, 중국산 볼펜의 저가공세로 해외시장까지 위축되고 있기 때문.
모나미는 1994년 HP의 카트리지, 잉크 등 전산소모품의 한국내 총판사업을 맡으며 사무용품 유통사업에 뛰어든데 이어 이후 사무기기ㆍ문구 온라인 판매망인 '오피스플러스'를 통해 유통사업의 기반을 다져왔다. 이미 지난해엔 매출(2,625억원)중 유통분야 비중이 3분의2를 차지하게 됐다.
글로벌 사무 유통서비스 기업으로
이날 모나미가 발표한 '기업비전'의 골자는 사업내용이나 기업이미지나 모두 필기구 전업기업에서 벗어나겠다는 것.
모나미는 거대 외국계 사무용품 유통업체들의 진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450여개의 도매점 및 3만여개 영세 문방구점들과 연계사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 초까지 전산용품 필기구 사무용가구 등 1만여 가지의 아이템을 갖춘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 소비자들이 주문을 하면 도매점과 문방구점을 통해 물품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판매와 수금은 도매점과 문방구들이 맡고, 모나미는 유통분야에만 전념하는 형태다. 1만2,000여평 규모의 경기도 일죽물류센터의 정비에도 들어갔다.
이와 함께 최근 HP와 손잡고 출범한 자회사 모나미 이미지솔루션스를 통해 프린터 출력사업ㆍ사무기기 렌탈사업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다음달 여의도에 'HP 프린트 스테이션' 1호점을 개설하는 것을 시작으로 연내 5곳의 점포개설이 예정돼 있다. 이를 통해 2010년까지 유통분야 매출을 80%까지 성장시킬 계획이다.
송하윤 모나미 대표이사는 "5년내 매출 5,000억원을 달성, 세계적 사무용품 유통업체인 오피스디포나 프린터 출력업체인 킨코스에 못지 않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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