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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논술확대 '도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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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논술확대 '도미노'

입력
2006.09.1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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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사립대도 서울대와 마찬가지로 논술고사 비중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2008학년도 전형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마련한 내신성적 위주의 새 입시 정책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마찰이 예상된다. 교원ㆍ학부모단체 일각에서도 “사실상의 본고사 부활”이라며 전형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나서 후유증이 심상치 않을 조짐이다.

●주요 사립대 논술 비중 강화

이 달 중 2008학년도 전형계획을 발표할 예정인 고려대는 정시모집 논술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문계는 현행처럼 논술 비율을 전체 총점의 10%선으로 유지하고 자연계는 논술을 신설한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인문계 논술 비율 확대 가능성도 있다. 이 대학 입학관계자는 “자연계 논술을 치르고, 논술 비율을 전반적으로 높이기로 결정한 서울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논술 비중을 현재 4%에서 10%선으로 크게 올리기로 방침을 세웠다. 이재용 입학처장은 “대학수학능력시험과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이 등급제로 바뀌면 변별력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연세대는 대신 학생부 반영 비율을 50%에서 40%로 낮출 것으로 알려져 주요 대학 중 ‘논술의 위력’이 가장 셀 것으로 보인다.

다른 사립대도 논술에 총력전을 펼 태세다. 서강대가 정시 논술 반영 비율을 현재 10%에서 최고 30%까지 올린다는 복안이며, 한양대는 5% 반영하던 인문계 논술을 10%까지 높이고 자연계 논술을 신설할 예정이다. 숙명여대는 3%인 논술 비중을 20%로 무려 6배로 올릴 계획이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수능 비중을 낮추고 논술 비중을 확대해 변별력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논란 확산

서울대에 이어 주요 사립대도 논술을 핵심 전형 요소로 확정하자 교육계는 크게 술렁이고 있다.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 교육 여건으로는 고교에서 논술 중심의 대학별 고사를 준비 시킬 수 없다”며 “결국 사교육 창궐과 교육 불평등 심화를 불러오게 될 뿐”이라며 전형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조도 “수험생들에게 내신ㆍ수능ㆍ논술 준비라는 ‘삼중고’를 안겨주면서 입시만능인을 요구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서울대 교육학과의 한 교수는 “등급제가 되면 내신과 수능만으로는 대학들이 원하는 학생을 선발하기란 불가능하다”며 “대학으로서는 변별력 확보 수단으로 논술 등 대학별 고사를 강화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주요 대학들이 교육부의 새 입시안을 거부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내신 중심의 입시안 대신, 논술을 골격으로 한 대학별 고사 확대를 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 대입제도 실패 논란도 불거질 전망이다. 한 입시전문가는 “교육부가 대부분 대학이 학생부를 50% 반영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질반영률은 낮을 게 뻔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박원기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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