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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태극 마크를 홀대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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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태극 마크를 홀대하다니…

입력
2006.09.1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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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의 태극마크 사퇴가 줄을 잇고 있다. 두산 김동주와 홍성흔에 이어 한화 구대성까지 허리 부상을 이유로 대표팀 사퇴를 통보해 왔다.

물론 부상 후유증에…, 노쇠화에 따른 체력저하 등 나름대로 이유는 있다. 하지만 그들은 현재 순위 다툼이 한창인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에서 정상적으로 소속팀의 경기를 치르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더욱이 아시안게임은 석 달이나 남았는데도 말이다.

태극마크는 운동을 선택한 사람들의 최고선이다. 누구나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에서 뛰는 꿈을 꾼다. 그런 꿈이 있기에 그들은 체중 감량 등 훈련의 고통은 물론 명절과 연휴까지 반납하고 태릉선수촌에서, 또는 소속팀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운동 선수들에게 몸은 곧 상품이요 최고의 재산이다. 더욱이 억대의 연봉을 받는 프로 선수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이번에 태극마크를 반납한 김동주나 홍성흔은 병역혜택을 받은 선수들이다. 이번 사태로 일부에서는 국제대회 입상으로 병역혜택을 받은 선수들을 대만처럼 일정기간 의무적으로 대표팀에서 뛰게 하는 규정을 만들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야구대표팀의 선발 과정을 지켜 보면 고개를 갸우뚱 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태극마크는 명실상부 그 종목에서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를 뽑는 것이다. 그런데 병역미필자를 고려하거나 자기 식구 챙기기 등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이번에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김재박 현대 감독은 추신수(시애틀)의 발탁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국내에도 병역 미필자는 많다. 국내에서 열심히 하는 선수들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과연 대표팀 선발 규정에 병역미필자 우선이 있는지, 국내 선수 우선 규정이 있는지 묻고 싶다.

지난달 프로축구의 모 단장이 충격적인 고백을 했다. 비공개 연봉, 허수(虛數) 관중, 이적료 뒷거래 등 프로 축구계의 치부를 털어 놓으며 현실을 질타한 적이 있다. 더욱이 일부 재력 있는 구단에서는 출전수당 및 승리수당으로 수 백만원씩을 지급하는 구단도 있다는 것이다.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도 수백만원씩의 수당을 받는 것이 단지 프로축구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과연 이번에 태극마크를 반납한 선수들이 병역미필 이었다고 해도 태극마크를 사퇴했을까. 어쩌면 부상을 숨기고 그라운드에 나서려고 하지 않았을까. 오죽했으면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때 병역혜택을 늦게 결정했으면 결승까지 올라갔을지 모른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왔을까.

잠깐 아마추어 종목을 보자. 대부분의 아마 종목들은 비인기 종목으로 관중 없는 그들만의 리그를 치른다. 경기가 나빠 모기업이 구조조정에 나설 때 해체 1순위도 군소종목 팀이다. 하지만 지금도 태릉선수촌에서는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하루 2만여원의 수당을 받으면서 묵묵히 땀을 흘리는 진정한 태극 전사들이 많다.

아마 종목은 취업도 불안한데다 국제대회서 입상하지 못하면 그야말로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허다하다. 아마종목에 비하면 프로 선수들은 얼마나 풍족한가.

앞으로 또 태극마크를 사퇴하는 프로 선수들이 나올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도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을 때는 하늘을 나는 듯 기뻤을 것이다. 태극마크는 필요할 때만 취하는 기호품이 아니다.

여동은 스포츠1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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