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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賞수상자 8명 연세大서 열띤 토론/ "한국사회, 과학자에 실적 강요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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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賞수상자 8명 연세大서 열띤 토론/ "한국사회, 과학자에 실적 강요 말아야"

입력
2006.09.1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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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론 치카노베르, 고시바 마사토시, 루이스 이그나로…. 물리학과 화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 분야와 경제학계의 노벨상 수상자 8명이 서울에 모였다. 이들은 11일 연세대에서 개막된 '연세, 노벨의 꿈을 심다' 포럼에 참석해 과학의 미래와 과학에 있어서의 정부 역할 등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포럼이 열린 연세대 100주년기념관 강당은 세계 석학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몰려든 학생들로 900여 좌석이 가득 찼다. 정창영 총장은 환영사를 통해 "기초학문 분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이공계 기피현상의 대안을 모색키 위해 포럼을 마련했다"며 "각계 지도자들에게 기초학문의 중요성을 알리고 젊은이들이 노벨상의 꿈을 갖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첫번째 세션에서는 199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미국의 이그나로 UCLA의대 교수와 페리드 뮤라드 텍사스의대 교수가 '생명과학의 미래'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두번째 세션은 '과학발전을 위한 정부ㆍ기업ㆍ대학의 역할'에 관한 토론이었다. 마사토시(2002년 물리학상) 일본 도쿄(東京)대 교수는 "중국에서 지금까지 3명의 기초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는데 이들은 모두 미국에서 연구를 했다"며 "젊은이들이 아시아에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아시아 각국이 컨소시엄을 만들어 연구 인프라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치카노베르(2004 화학상ㆍ이스라엘) 박사는 "과학자들이 실적과 경제적 효용성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며 한국사회의 성과주의 연구풍토를 꼬집었다.

그는 " '황우석 사태'에 대해 알고 있다"며 "일부 과학자의 잘못된 영웅심도 문제지만 사회가 과학자에게 눈에 보이는 결과만 강요하는 것도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문적 호기심이 아니라 상을 타기 위해 연구하는 것은 본말이 뒤바뀐 것"이라며 노벨상에 집착하는 한국사회의 강박관념도 비판했다.

이어 '한국과 세계 경제의 도전과 전망' 세션에서는 신자유주의적 시장주의자인 에드워드 프레스콧(2004 경제학상)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교수가 "한국은 노동생산성을 높여야 제2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노동시간 확대와 정부규제 완화, 세계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벨상 수상자들은 이날 포럼에 이어 12일에는 각각 이공대와 의대, 상경대 학생들을 상대로 초청강연을 갖는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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