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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DMZ마라톤/ 환상의 청정코스서 통일꿈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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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DMZ마라톤/ 환상의 청정코스서 통일꿈이 달렸다

입력
2006.09.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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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와 강원 철원군이 주최하고 ㈜그래미가 협찬한 제3회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대회가 10일 철원군 동송읍 고석정 일원에서 4,000여명의 선수와 가족 등 6,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참가자들은 하프코스, 10㎞, 6㎞ 등 지난해까지의 세종목 외에 이번 대회에 추가된 42.195㎞ 풀코스를 각각 달리며 통일의 염원을 드높은 가을 하늘에 실어보냈다.

전체 길이의 3분의2가 민간인 출입통제선이어서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이 곳 코스를 두고 참가자들은 “환상의 마라톤 코스로 내년에 꼭 다시 와야겠다”며 찬탄을 아끼지 않았다.

통일의 꿈은 이날 오전 8시30분 참가자들이 고석정을 힘차게 출발해 내달리기 시작하면서 피어나기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황금 물결이 넘실대는 철원평야 주변의 학저수지, 도피안사, 노동당사, 월정리역사, 철의 삼각전망대, 아이스크림고지 등 옛 한국전쟁 전적지 등을 스쳐가면서 통일과 평화를 가슴에 새기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남자 풀코스 1위를 차지한 김광호(33ㆍ기아자동차 화성공장)씨는 “DMZ의 비경 속을 달리는 기분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상쾌했다”며 “코스에 굴곡이 많고 주변 풍광이 아름다운데다 한국전쟁의 상흔이 도처에 있어 지루하지 않게 달렸다”고 말했다.

대회에는 50여명의 외국인도 참가했다. 영국인 조 딕슨(30ㆍ여)씨는 10㎞에서 우승해 300달러의 상금과 꽃다발을 받았다. 서울에서 영어 강사를 하는 딕슨씨는 “너무나 아름다운 코스로 날씨도 환상적이고 황금 들판도 최고였다”고 말했다.

메인레이싱, 런어웨이, 의정부인라인 등 35명의 인라인스케이팅 동호회원도 참가해 풀코스와 하프코스를 달렸다. 한국전쟁 때 서부전선에서 한쪽 다리를 잃은 차춘성(80ㆍ서울 송파구 석촌동)씨는 양쪽 목발에 의지해 6㎞를 완주해 박수를 받았다. 차씨는 24년 동안 336회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5~20㎞ 코스를 완주했다.

경기 양주 임꺽정마라톤 동호회원 이남진(80)씨도 하프코스를 완주해 노익장의 기염을 토했다. 이씨는 70세부터 마라톤을 시작해 매년 한차례 풀코스를 달린다.

강원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 입구의 한국자생식물원장인 김창렬(58)씨와 서울 서초구에서 음악학원을 하는 박영식(56)씨는 100회째 풀코스 완주 기록을 세웠다. 김씨는 풀코스 도전 6년만에, 박씨는 8년만에 대기록을 달성했다.

김씨는 “그 동안 수 많은 코스를 달려봤으나 이번 코스만큼 마음에 드는 코스는 없었다”며 “달리면서 전쟁과 평화를 생각한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고득준씨는 제주 서귀포에서 와 ‘최장거리 참가자상’을 받기도 했다.

대회는 마라톤 선수 아닌 일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마스터즈대회 중 최고액의 상금(5,000만원)과 상품이 수여됐다. 다른 대회가 3위까지 시상하는 데 비해 이 대회에서는 풀코스 참가자는 10위, 하프코스와 10㎞는 6위, 6㎞는 3위까지 시상했다. 풀코스 1위에게 2,000달러 상당의 상금과 순금메달이 수여되는 등 각 부문 수상자들에게 모두 2만1,300달러가 주어졌다.

이외에도 행운상 아차상 태봉상 그래미상 최다단체상 등 9개의 특별상이 시상됐다. 참가자 전원은 14만원 상당의 그래미 건강음료 ‘다미나 909’ 한 세트와 오대쌀 1㎏, 휴대용 레저의자 등을 받았다.

대회는 방송인 이상룡씨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대회 홍보대사인 배우 최주봉씨와 미스코리아 6명이 대회 분위기를 돋구었다. 윤영범 6사단장, 구선호 철원군의회의장, 이상원 철원경찰서장 등도 참석했다.

정호조 철원군수는 “한반도의 중심이자 분단의 현장인 철원평야에서 통일을 염원하는 건각들의 힘찬 숨소리가 고동치게 돼 기쁘다”며 “평화마라톤 코스가 평양까지 연결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남종현 ㈜그래미 회장은 “이 마라톤 코스는 세계 최고수준으로 손색이 없다”며 “국내 각국 대사들을 초청해 마라톤 코스를 소개하는 등 대회를 전 세계에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회가 끝난 뒤에는 6사단 수색대대의 특공무술 시범, 군악대 연주, 밸리 댄스, 철원군 주부 그룹사운드 공연이 이어졌다. KBS SKY는 24일 이 대회를 녹화 중계한다

◇각 코스 입상자(3위까지) 명단

△풀코스 여자=이정숙 김정옥 서정희

△풀코스 남자=김광호 심재덕 이병효

△하프 여자=박성순 김윤경 심인숙

△하프 남자=유진홍 정희진 조명호

△10㎞ 여자=Zoe Dixon, 김경숙 조용애

△10㎞ 남자=강호 이상용 김규현

△6㎞ 여자=류선자 최경희 김명희

△6㎞ 남자=안길권 허영식 박인환

철원=곽영승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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