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술판에서 가장 성장한 영역이 사진일 것이다. 사진은 더 이상 이 동네의 서자가 아니다. 사진을 수집하는 사람이 늘면서 경매에서 어지간한 그림보다 비싸게 팔리는 작품도 나오고 있다. 특히 디지털카메라의 일상화로 사진은 누구나 즐기는 장르가 되었다.
13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인사동 일대에서 열리는 서울국제사진페스티벌은 이러한 추세에 더욱 가속을 붙일 행사다. 한 달 뒤인 10월 19일에는 열흘 간의 대구사진비엔날레도 개막해 상승작용을 일으킬 전망이다. 둘 다 올해가 처음이다.
대구시가 주최하는 대구사진비엔날레와 달리 서울국제사진페스티벌은 민간이 마련한 행사다. 축제의 슬로건은 ‘사진으로 다 같이 놀자’는 것이고 주제는 ‘울트라 센스’다. 울트라 센스? 초감각 또는 감각 너머를 가리키는 이 말은 평균적인 감각이나 상식을 뛰어넘는 작품들로 현대사진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본전시의 큐레이터 중 한 명인 최봉림(작가 겸 사진평론가)씨는 “극단, 과장, 일탈에 의한 통렬한 유머와 패러독스로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규범과 이데올로기가 휘청거리는 자리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한다. 주최측의 선전대로라면, 이것도 사진이냐 싶게 튀는 작품이 다수 출몰할 것으로 보인다.
축제 장소는 인사동의 8개 화랑과 거리, 충무로의 갤러리카페 브레송이다. 관객이 구경만 해서는 재미가 없을 터. 주최측은 본전시와 특별전 외에 사진 장터, 모바일 사진전, 디지털 사진 축제 등 다양한 관객 참여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울트라 센스 쇼가 될 본전시는 3개 화랑에 강홍구, 데비 한, 조습, 황규태 등 한국 작가 20명과 중국, 대만, 유럽 작가 10명의 작품을 건다. 현대사진의 현안을 고민하고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별전은 막 떠오르는 국내의 젊은 작가 60여 명과 아마추어 사진가들을 끌어들여 여덟 군데서 진행된다. 그 중 ‘포토 루덴스’는 ‘노는 사진’이라는 말 그대로 유쾌하게 즐기는 사진의 장이다. ‘포토 인터페이스’는 일반인이 디카로 찍은 사진을 온라인으로 받아서 응모작을 모두 전시한다. ‘하이브리디즘’(‘혼성’ ‘교배’를 뜻하는 생물학 용어) 전에서는 상업사진과 예술사진의 경계를 허무는 작품들을 볼 수 있다. 국내 광고사진의 선구자인 김한용씨를 ‘명예의전당’에 초대해 그의 초기작을 전시하는 회고전도 따로 열린다.
부대행사는 중저가 사진작품과 사진 관련 액세서리를 파는 장터, 작가와의 대화, 야외 디지털 영상 쇼 등으로 관객을 불러모은다. 일반인이 축제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바로 출력해 거리에 전시하는가 하면, 디지털 액자를 곳곳에 설치해 관객들이 휴대폰 카메라에 저장된 사진을 자유롭게 전시하는 모바일 사진전도 한다. 자세한 정보는 페스티벌 홈페이지(www. sipf.net) 참조. 문의 (02)2269-2613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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