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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섹션-공부야 놀자/ 교육칼럼 - 자녀에게 긍정의 언어를 사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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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섹션-공부야 놀자/ 교육칼럼 - 자녀에게 긍정의 언어를 사용하자

입력
2006.09.1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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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님! 시험을 보고 집에 온 학생에게 제일 먼저 하시는 말씀이 무엇인지요?”

“아유, 선생님도……. 뭐 그런 것을 물으세요. 당연히 시험 잘 봤는지, 문제는 어려웠는지를 물어보지요.”

“어머님, 다음에는 아이들이 시험보고 왔을 때 ‘수고했다. 힘들었지?’ 라고 먼저 이야기해 주세요. 그러고 나서 ‘결과는 괜찮았니?’라고 물어만 보셔도 아이들은 자신의 처절한 성적에 대해 열변을 토한답니다.”

교육청의 영재교육원에서 학부모 특강을 할 때의 일이다. 강의에 참여하신 학부모님들은 모두 교육열이 매우 높으셨고, 그 날 강의 주제인 <부모님의 화법> 에 대해서도 깊이 성찰하는 태도를 보이셨다.

위의 대화처럼 많은 부모님들이 학생들을 대할 때 결과 중심적 질문을 하거나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경우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해 주거나 조금만 완곡하게 돌려 말하면 아이들과 좀 더 깊이 있는 대화의 장을 만들 수 있다.

학생들과 상담하다 보면 부모님들의 말투나 화법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비교화법’으로서 다른 대상을 내 아이와 비교했을 때 흔히 생기곤 한다. ‘옆집 아무개는 이번에 몇 등 했다더라.’와 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데, 옆집의 철수나 영희가 성적과 태도에 대한 비교의 대상이 되어 늘 아이들을 주눅 들게 한다.

이웃 간의 비교보다도 형제간의 비교와 같이 가까운 인물에 대한 ‘비교화법’은 학생들의 마음속에 더 깊은 응어리를 만들 수 있다. 물론 비교화법이 학생들에게 경쟁심과 승부욕을 불러일으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세상에서 제일 가깝다고 느끼는 부모님들에게 비교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아이들에게 섭섭한 마음을 안겨준다.

그런데 아이들 또한 부모님들을 비교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옆집의 아무개는 이번 여름휴가를 외국으로 다녀왔는데, 우리는 늘 집에서 벽지의 무늬만 바라보고 있냐는 등의 ‘비교화법’은 어른들에게도 상처를 줄 수 있는 말이다. 이렇게 서로를 자극하고 상처 주는 화법은 지양해야 할 언어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이 실수하거나 잘못했을 때, 실망과 좌절을 확인시켜주는 ‘단정적 화법’도 학생들을 부정적으로 이끄는 화법이라 할 수 있다. 작은 실수에도 ‘넌 왜 그 모양이니?’, ‘그럴 줄 알았어’와 같이 학생의 불안한 마음에 쐐기를 박는 ‘단정적 화법’은 아이들을 더욱 작게 만들고 좌절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이런 결과 때문인지 교실에서 바라보는 아이들의 언어 속에도 부정적 사고가 담겨있는 경우가 많다. ‘선생님, 이거 하면 안 돼요?’라고 물어보면 필자는 늘 ‘응. 안된다.’라고 말하곤 한다. 질문의 방식 속에 안된다는 부정적인 가치관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선생님! 이거 해도 괜찮아요?’라고 물어보는 긍정적인 가치관을 심어주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부정의 언어에서 긍정의 언어로 변모하는 과정이 힘들었기 때문이리라.

이제부터라도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화법이 부정이 아닌 긍정을 지향했으면 한다. 희망을 주는 긍정의 언어를 통해 아이들에게 칭찬샤워를 뿌려주는 것, 그것이 바로 아이들을 바르게 교육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생각한다.

학부모님들이 가정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으로, ‘나’ 전달법, 쪽지 대화, 칭찬샤워를 추천하고 싶다. 또한 언어와 행동을 정지-생각-선택하는 STC(Stop-Think-Choose)의 방식도 고려해 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릴케의 말을 인용하며, 다음 시간에 좀 더 자세하게 ‘희망을 주는 긍정의 언어’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다.

<희망은 일상적인 시간이 영원과 속삭이는 대화다. 희망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바로 내 곁에 있다. 나의 일상을 점검하자! - 릴케>

강용철 서울 경희여중 국어과 교사 yongchu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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