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전효숙 임명동의안/ 표결 참여 놓고 한나라 우왕좌왕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전효숙 임명동의안/ 표결 참여 놓고 한나라 우왕좌왕

입력
2006.09.09 00:04
0 0

8일로 예정됐던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내정자에 대한 국회의 임명동의안 처리는 냉온탕을 오가다 결국 무산됐다. 여당은 내주에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한나라당은 처음부터 적법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여야 관계자는 이날 예정 시간을 넘겨 오후 5시에야 개의된 본회의에서 일반 법안들이 처리되던 중에 차례로 국회 기자실을 찾았다. 전 내정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가 어렵게 됐다는 건 공통된 내용이었지만 상대방을 향한 거센 비난이 훨씬 큰 비중을 차지했다.

열린우리당 청문특위 간사인 우윤근 의원과 노웅래 공보부대표는 “여야 합의로 법적 요건을 보완해놓고도 한나라당 특위 의원들이 지도부 방침을 이유로 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한 것은 횡포이고 폭력”이라면서 한나라당 책임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주호영 공보부대표는 헌법재판관 중에서 헌재소장을 임명해야 한다는 헌법 조항을 거론하며 “애초부터 원천 무효”라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본회의 초반에도 양당은 율사 출신 의원들을 내세워 법리 논쟁을 벌였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재판관이 아닌 전 내정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는 피선거권이 없는 자에게 국회에서 당선증을 주는 꼴”이라고 비꼬았다. 반면 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정부로부터 청문 요청서가 왔을 때 청문특위 구성에 여야가 합의한 뒤 모든 절차를 진행해놓고 이제 와서 절차 문제를 제기하는 건 정치 공세일 뿐”이라고 맞섰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당초 본회의 표결 참여 여부를 놓고 우왕좌왕했다. 이날 오후 3시 의원총회에서 인사청문특위 간사인 엄호성 의원은 “절차적 하자가 있지만 이미 진행됐으니 보고서에 부적격 의견을 넣는 것으로 정리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의원들 사이에선 “원천적으로 후보 자격이 없으므로 임명동의는 위법”(이재오 의원)이라거나 “여당의 들러리를 설 필요가 없다”(심재철 의원)는 등의 반대 의견이 많이 나왔다. 논란 끝에 “의사진행 발언을 하되 표결에는 불참하자”는 결론이 내려졌다.

오전에 열린 전 내정자에 대한 사흘째 인사청문회도 수차례 정회와 개회를 되풀이하는 진통을 겪었다. 한나라당은 청문회 개의 직후 “인사청문특위에서 헌법재판관 청문회를 겸해도 되는지 국회의장의 유권해석이 필요하다”며 정회를 요구했다. 임채정 의장은 오후 3시께 여야 원내대표간 합의를 이유로 “문제가 없다”는 검토 의견서를 보냈으나 한나라당은 “법 위에 합의가 우선할 수 있느냐”(김정훈 의원)고 반발했다.

임명동의안 처리 방침을 정했던 우리당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한나라당의 표결 불참 소식이 알려지자 긴급 의총을 열고 표 단속에 들어갔다. 김근태 의장은 “전 내정자는 신뢰할 수 있고 개혁적인 분”이라며 “임명동의안이 압도적 다수로 가결되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해외출장이 예정됐던 의원들은 일정을 미뤘고, 해외에 있던 의원 10여명도 일정을 앞당겨 귀국했다.

사실상의 캐스팅 보트를 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입장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었다. 각각 자유투표, 찬성당론을 정했던 양당은 한나라당의 투표 불참 사실이 알려지자 ‘우리당 2중대’라는 비난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임명동의안 처리 유보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양정대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