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광우병 파동으로 2년10개월 가량 수입이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가 추석 직후부터 다시 국내 밥상에 다시 오르게 된다. 그러나 ‘30개월 미만인 소’라는 수입대상을 둘러싸고 광우병 안전성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농림부는 8일 미국 내 쇠고기 수출작업장의 도축ㆍ위생상 문제점이 양국이 합의한 수입위생조건에 맞게 개선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수의과학검역원장이 11일 미국 수출작업장을 최종 승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월13일 미국과의 협상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후 8개월만에 실무 절차를 모두 마치고 본격적인 수입재개를 하게 된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는 가공ㆍ운송기간(약 15일)과 국내도착 후 검역ㆍ통관기간(약 10일)을 감안할 때 승인일로부터 약 25일이 지난 다음달 6일(추석) 이후에 국내에 유통될 예정이다. 김달중 농림부 차관보는 “추석 물량은 유통업자들이 한 달 전에 미리 확보하는데다 도축ㆍ가공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어 현실적으로 추석 전에 미국산 쇠고기가 판매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될 미국산 쇠고기는 국제 축산물 교역기준을 관장하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기준에 근거해 30개월 미만 소의 살코기로 한정된다. 때문에 갈비 등 뼈나 내장과 관련된 부위는 수입되지 않는다. 김 차관보는 “광우병은 연령이 높은 소에서만 발견되고 뼈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OIE에서도 30개월 미만 소의 살코기는 교역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안전성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실제 일본은 자국 소 350만 마리를 모두 검사한 결과 두 마리에서 광우병을 확인하고 미국 쇠고기 수입대상을 20개월 미만의 소로 한정했다. 영국에서도 30개월 미만된 소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사례가 19건이나 보고됐다.
여기에 2005년 5월 프랑스에서 개최된 OIE 총회에서 미국이 쇠고기 수입기준을 완화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농림부는 이에 대해 “일본의 경우 수입소 연령을 더 낮춘 대신 내장과 뼈도 수입하고 수입중단 근거조항도 없다”고 반박했다.
미국산 쇠고기가 2003년 한 해 국내 수입쇠고기의 67%인 20만 톤이나 수입된 점으로 볼 때 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 값을 떨어지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부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 전에 전격적으로 수입재개를 선언한 데 이어, 3차 본협상이 진행되는 시점에 수입 최종 승인을 발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FTA 선결조건이었다는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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