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8일 본회의를 열어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내정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표결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야당의 반대로 동의안 처리가 무산됐다. 한나라당은 청문회 절차상의 하자를 지적하며 표결 불참을 선언했고, 민주당과 민노당도 여야의 합의 처리를 요구하면서 상정 자체가 무산됐다. 이에 따라 임명동의안 처리는 14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다시 상정될 예정이지만, 끝까지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정국은 급속도로 경색될 가능성이 크다.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이날 사흘째 인사청문회를 종료했으나 한나라당이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열고 투표에 불참하고 청문회 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인사청문특위는 청문회를 모두 마치고서도 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임명동의안은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한나라당 주호영 공보부대표는 “헌법재판관에 대한 청문 절차를 생략한 이번 헌법재판소장 인사청문회는 불법이고 원천적인 무효이기에 보고서 채택이나 본회의 표결 행위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도 “여당만의 단독 표결에 참여할 수 없다”며 여야 합의를 종용하면서 투표 불참에 가세해 동의안 상정이 무산되도록 하는 데 가세했다. 이에 따라 여당은 전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법률 절차상 하자 문제를 해결하고 야당과의 합의를 거친 뒤 동의안 재처리를 시도될 예정이다.
우리당 노웅래 공보부대표는 “한나라당이 대안도 없이 여러 차례 말을 번복하고 약속을 안 지키고 있는데 이는 헌법재판소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대법원장이 지명한 김종대 민형기 헌법재판관 내정자, 대통령 지명 몫의 김희옥 헌법재판관 내정자에 대해 실시된 법사위의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밖에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국가재정법 개정안과 중국의 동북공정 및 역사왜곡 시정촉구 결의안 등 53개 안건을 처리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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