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9ㆍ11테러 이후 벌여온 두개의 전쟁은 여전히 혼미한 상태다.
미군은 7월 31일 아프가니스탄 남부 작전권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주축인 국제치안지원군(ISAF)에 이양한 데 이어 9월 7일 이라크 내 10개 구역 중 한 곳의 작전권을 이라크군에 넘겼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두 전쟁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점을 국민에게 알리고 미군의 희생을 조금이나마 줄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두 나라의 상황은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 이라크는 내전을 방불케 하는 종파 분쟁과 자살폭탄 테러로 매일 수십 명이 사망하고 있다. 아프간에서는 나토군의 희생이 급격히 늘어나 최고사령관이 추가 병력을 요청했다.
조지 케이시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은 7일 작전권 이양식에서 “오늘은 중요한 시금석이라 할 수 있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날 하룻동안 바그다드에서만 6건의 폭발사건이 발생해 최소 17명이 숨졌고, 이라크 전국에서 25명이 목숨을 잃었다. 8일에도 경찰관을 포함한 2명이 자동차 폭탄 테러로 사망했다.
이라크 의회도 연방제안을 놓고 수니파와 시아파가 대립하고 있다. 석유 매장량이 풍부한 북부와 남부를 시아파가, 천연자원이 부족한 바그다드와 서부를 수니파가 각각 지배하는 현재 법안이 수니파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아프간 남부에서는 나토군과 탈레반의 교전이 치열하다. 제임스 존스 나토군 최고사령관은 7일 나토 26개 회원국에 1,000명 정도의 병력과 각종 군수품 지원을 긴급 요청했다.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알려져 온 수도 카불에서도 최근 로켓 공격과 자살폭탄 테러 등이 빈발하고 있다. 8일에도 카불 주재 미 대사관 근처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 20명이 숨지고 150명이 다쳤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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