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너선 D.스펜서 등 지음ㆍ김희교 등 옮김 / 북폴리오 발행ㆍ각권 5만원
역사적 사건의 현장과 당대인의 삶을 보여주는데 사진만큼 위력적인 장르도 없다. 이 책은 사진으로 각국의 역사를 보여주는 시리즈물이다. 두 권이 먼저 나왔는데, 하나는 ‘중국의 세기’, 다른 하나는 ‘영국의 세기’다.
‘중국의 세기’에는 조너선 D.스펜서 등이 쓴 글과 300장의 사진이 들어있다. 서양인이 보기에, 인상적이고 비극적인 20세기를 보낸 중국의 지난 100년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멸망해가는 제국의 마지막 지배자와 그를 타도하려는 혁명주의자, 새로운 질서를 이용한 군벌과 자본가, 내전의 혼란과 일본의 침략전쟁, 대장정과 대기근, 홍군의 승리, 문화혁명, 천안문 사태 등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이 사진 속에 담겨 있다. 중국 도시 사람과 농민, 예술가, 국가 지도자 등의 개인적 사진과 그들의 삶이 함께 실려 있어 지난 세기 중국의 모습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저술가인 브라이언 모이나한이 쓰고 김상수 한국외대 교수가 번역한 ‘영국의 세기’는, 한때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을 지배하던 ‘해가 지지 않는 나라’에서 이제는 인구 5,000만명의 평범한 섬나라로 전락한 영국의 20세기를 담고 있다.
화려한 차림의 귀족과 노동쟁의를 하는 노동자, 제국을 지배하던 기세 등등한 모습과 1970년대 파업과 증오심에 휩싸인 병자 같은 모습이 들어있다. 비틀스 같은 대중문화의 영웅이나 빈민가, 세계대전 당시 참호 속 병사들, 히틀러에 대항한 전투기 조종사들, 스캔들의 주인공이 된 왕족, 훌리건, 노벨상 수상자 등도 놓치지 않았다.
두 권의 책에 있는 사진은 모두 쉽게 볼 수 없는 귀한 것들이다.
박광희 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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