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사상 유례없는 8조원에 육박하는 주식을 팔아 치우고 있어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월 이후 국내 증시는 외국인 매도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안도랠리’를 이어가면서 슬금슬금 저점에서 고점 대비 60% 수준까지 회복했지만 시장의 근심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이라고 모든 종목을 내다 팔 수는 없는 일이다. 코스피지수가 저점을 찍은 6월 이후 최근 3개월 간 외국인은 어떤 주식을 사들였을까?
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6월7일부터 9월6일까지 3개월 간 외국인의 매수세가 가장 집중된 종목은 KT였다. 외국인은 이 기간 KT를 1,258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반면 기관은 750억원어치를 팔았다. 이어 현대모비스(1,107억원) 현대중공업(821억원) LG필립스LCD(814억원)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KT는 외국인 매수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 주가는 0.60% 상승하는데 그쳤다. KT는 6,7월 외국인 순매수 1위였지만 8월 이후 외국인들의 매수 강도가 약해지는 상황이다. 외국인 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가장 주가가 많이 오른 것은 데이콤(678억원 순매수ㆍ41.95% 상승)이었다. 이어 현대모비스(26.66%) 다음(21.86%) 현대미포조선(20.81%) 등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9월 이후로 넘어오면서 외국인 매수세에 약간의 변화가 감지된다. 외국인은 4일부터 3일 연속 코스피시장에서 매수 우위를 보이면서 조심스럽게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5월29일~6월1일 이후 처음으로 사흘 연속 매수세다. 9월 들어 6일까지 외국인은 국민은행 주식을 가장 많이 사 모두 99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또 앞서 꾸준한 관심을 가져오던 현대모비스(353억원) 외에 현대차(315억원)까지 순매수에 나서며 자동차 관련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LG필립스LCD(185억원)와 현대미포조선(135억원) 데이콤(118억원)에 대해서도 최근까지 외국인들은 꾸준히 매수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대우증권 이건웅 연구원은 “7일 외국인들이 다시 순매도로 돌아서는 등 아직까지 외국인의 추세적인 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가지수 추이 역시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인 만큼 개별 종목별로 접근해 외국인 선호주나, 외국인ㆍ기관이 동시에 매수에 나서는 종목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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