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로부터 들은 얘기다. 어느 날 갑자기 아파트 경비원들의 근무자세가 달라졌다고 했다. 전에는 눈에 띄지 않았는데 갑자기 경비원들이 부지런해지고 친절하고 활기차게 근무하며 단지환경도 좋아졌단다.
웬일일까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경비반장이 바뀐 뒤 일어난 변화였다고 한다. 장교 출신의 새 경비반장은 부임하자마자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는데 그것은 경비실 벽에 붙여진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근무수칙 덕이 아닐까 생각된단다. △누가 해도 할 일 내가 한다 △언제 해도 할 일 오늘 한다 △이왕 할 일 멋지게 한다.
■ 사소해 뵈는 몇 마디의 지침이나 신조가 자극이 되어 생활이 바뀌는 예는 많다. 젊어서는 의욕과 열정으로 안 될 것이 없는 듯 밀어붙이지만 나이가 들어서야 겨우 순리라는 것을 깨닫고 생활신조를 정해 실천하려 애쓰게 된다.
어떤 한의사는 건강한 삶을 위해 '1無 2小 3多'의 생활화를 적극 권했다. 금연하며, 적게 먹고(小食) 적게 마시고(小飮), 운동을 많이 하고(多動) 충분히 쉬고(多休) 사람을 많이 만나라(多接)는 것이다. 모두가 수긍하는 내용이지만 생활 신조로 삼아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 요즘에는 나이 들어 멋지게 사는 7가지 비결인 '7UP'이란 것이 꽤 설득력을 얻는 것 같다. 입을 다물고 들어라(Zip up 또는 Shut up), 주변을 깨끗이 하라(Clean up), 잘 차려 입어라(Dress up), 지갑을 먼저 열어라(Pay up), 모임에 열심히 참석하라(Show up), 주위를 즐겁게 하라(Cheer up), 과감히 포기하라(Give up).
곰곰이 따져보면 남을 즐겁게 하고 배려하는 것이 바로 내 자신이 멋지게 사는 방법임을 깨닫게 된다.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은 과감히 포기하라는 지침은 인생철학이 배어 있는 듯하다.
■ '9988234'란 말도 유행이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고, 이틀 정도 앓다가, 사흘째 되는 날 죽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인생이라는 뜻이란다. 고령화가 바로 우리의 일이 돼버린 상황이라 욕심이 과하다고 웃어넘길 일만은 아니다.
한 선배는 덧붙여 '1,10,100,1000,10000의 법칙'을 생활화하라고 조언했다. 하루에 한 가지씩 좋은 일을 하고, 하루 10사람을 만나고, 하루 100자를 쓰고, 하루 1,000자를 읽으며, 하루 1만보씩 걸어라는 것이다. 건강보험 재정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실천해야 할 것들이다.
방민준 논설위원실장 mjb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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