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와 보신주의 논란으로 눈총을 받고 있는 공기업 감사들의 보수가 최근 수년간 '나홀로'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와 또다시 그들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거센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신이 내린 직장'이라는 부러움과 비웃음을 함께 받는 공기업들이 각종 편법ㆍ탈법을 동원해 '그들만의 돈잔치'를 벌인 사례가 적발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연례행사 같은 개선 약속은 매번 흉내에 그칠 뿐이다. 경영진의 업무를 감시하고 잘못을 바로잡아야 할 사람들이 정승 같은 대우를 받고 있으니 그럴 법도 하다.
한나라당 정진섭 의원이 69개 공공기관의 제출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상임감사의 평균 급여는 78%나 올랐다. 같은 기간 공무원 인건비 상승률(27.4%)의 3배에 가깝고, 근로자 평균 임금 상승률(38.1%)의 2배를 넘는다.
경영평가 상여금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지만 수익성 이상으로 공공성이 중요한 기관이 이익이 났다고 자신의 몫을 마음껏 향유(享有)한다는 것은 도덕적 해이에 다름 아니다.
특히 석유공사와 토지공사 등 10여 개 공기업의 감사는 참여정부 들어 보수가 2~3배 늘어났다. 감사 자리만 나면 권력 주변의 사람들이 '코드'를 앞세워 파리처럼 꾀는 바람에 청와대 등이 안면몰수하고 이들을 교통정리하기에도 바쁜 사정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직무의 중요성이 크고 좋은 성과를 내면 급여를 올리는 것은 당연하지만 국민들의 눈에 비친 대부분의 공기업 감사는 '논공행상'의 자리일 뿐이다.
보수 급등에는 수상쩍은 면도 많다. 석유공사 등 급여가 높은 곳일수록 정부지침을 무시하고 인건비를 멋대로 올리는 곳이 많은 까닭이다. 경영진-임직원-감사가 한통속인 곳에 경영효율을 기대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임직원 보수와 경영상황 공개 등 공기업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여전히 미덥지 못하다. 국민의 세금보다 '내 사람'을 먼저 챙기면 악어와 악어새의 공생관계는 절대 깨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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