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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워크 타고 쇼핑·공연보며 "여기 지하상가 맞아?"

입력
2006.09.0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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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지하상가 주변 시설이 크게 업그레이드 된다. 이르면 올 12월부터 지하 상가에 에스컬레이터, 휴게실 등 각종 편의시설이 설치되고 다양한 문화공간도 조성된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은 7일 “오래 돼 낡고 비좁은 지하도상가에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무빙워크(평지 에스컬레이터) 등의 시민 편의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67년부터 지하도상가 조성이 시작된 이후 출입구 등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것은 처음이다.

우선 공단은 쇼핑몰이 많이 들어서 있는 지하철 2,4,5호선 동대문운동장역 일대 지하도상가를 정비할 계획이다. 올 12월까지 ‘패션TV’ 쇼핑몰이 들어서는 중구 을지로6가 동대문상권 초입에 위치한 을지로 지하도상가의 11, 12번 출입구를 정비해 에스컬레이터 1대와 엘리베이터 1대, 20m 길이의 무빙워크를 설치,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편안하게 지상으로 올라와 쇼핑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13,14번 출구도 건립 중인 ‘굿모닝시티’ 쇼핑몰과 연계해 정비할 계획이다.

또 청계천과 맞닿아 있는 청계로6가 지하도상가에도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해 신발, 의류 매점 등이 있는 흥인스타덤과 연결시킬 예정이다.

공단 관계자는 “서울시 신청사와 서울광장 지하도상가를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지하통로로 연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서울시가 운영하는 30개 지하상가 가운데 삼성전자타운이 들어서는 강남역 등 총 13곳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단은 지하공간에 휴게실을 만들어 소규모 공연 등을 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공단 관계자는 “지하상가 공간이 비좁기 때문에 대형 공연장 등을 만들 수 없지만 3~5명의 소규모 공연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지하도상가를 쇼핑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공단은 지하도상가 인근에서 신축과 재건축을 준비 중인 기업들과 협약서를 체결, 시설개선과 예산절감의 일석이조 효과도 노리고 있다. 기업들이 지하철역과 맞붙어 있는 지하도상가와의 연결을 원한다는 점을 감안해 편의시설 설치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연결통로 공사 허가를 내준다는 전략이다.

공단 관계자는 “현재 업체들과 연결돼 있는 통로는 43곳이지만 정작 에스컬레이터 등 시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은 전혀 조성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지하도상가와 인근 건물간 연결통로가 개설될 때마다 편의시설 설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단은 1983년부터 민간업체로부터 상가를 인수한 뒤 현재 30곳(2,775개 점포)의 지하도상가를 운영중이며, 장기적으로 30곳 전체의 리모델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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