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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개발 연구원들 고객센터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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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개발 연구원들 고객센터로 간 까닭은

입력
2006.09.0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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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팬택계열의 개발자들을 만나려면 연구소가 아닌 고객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휴대폰 산업의 위기를 뚫으려면 현장에서 배우라"는 박병엽 부회장의 지시에 따라 업계 최초로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고객센터 1개월 파견 교육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부회장의 이 같은 방침은 영업ㆍ관리직이 아닌 연구직을 대상으로 한 현장체험 교육이어서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6일 팬택계열에 따르면 품질혁신교육으로 부르는 이 프로그램을 이수한 휴대폰 개발자들은 5월 이후 약 40명. 품질기술연구소와 생산기술연구소 소속 개발자들은 매달 10명씩 서울, 인천, 대전, 대구 등 전국에 산재한 고객센터로 1개월간 파견을 나간다.

이 같은 개발자 현장교육은 교육은 일본 토요타가 고객관점에서 제품을 만드는 'TPS'(Toyota Production System)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을 보고 박 부회장이 직접 착안했다고 한다.

연구소에서 제품 개발에 골몰하던 개발자들은 처음으로 현장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게 됐다. 고객센터는 휴대폰 고장 등 애프터서비스 문제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 분위기가 결코 편할 수 없다. 심한 경우 욕설은 물론이고 휴대폰을 집어던지는 고객도 있다.

자신들이 개발한 휴대폰이 눈 앞에서 부서지는 광경을 보며 개발자들은 연구소 실험실에서는 접할 수 없는, 충격과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고객들이 제기한 불만과 이를 보고 느낀 개발자들의 개선사항은 보고서가 만들어져, 개발ㆍ생산ㆍ영업부서에 전달된다. 현장경험의 전사적 확대 재생산인 셈이다.

품질혁신교육을 담당하는 팬택아카데미의 최경춘 상무는 "이 과정을 통해 평소에는 생각할 수 없는 획기적 개발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온다"며 "현재 생산공정에서 1,2가지만 바꿔 전혀 다른 종류의 휴대폰을 여러 개 만들 수 있는 방안 등이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교육에 대한 박 부회장의 관심이 유난히 높다. 박 부회장은 사전 예고없이 수시로 고객센터를 방문, 현장 교육중인 개발자들을 둘러보고 격려를 한다.

또 박 부회장은 최근 교육중인 개발자가 사내게시판에 "개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품 생산이 곧 시작인 것을 깨달았다. 고객만족을 위해 열심히 해야겠다"는 내용의 글을 보고 "뜻 있는 글이었다. 고객만족을 위해 저부터 더욱 열심히 하겠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최근 실적부진으로 고심하고 있는 팬택은 이 같은 현장교육이 결국 제품혁신과 고객만족으로 이어져, 결국 위기탈출의 밑거름이 될 것을 보고 있다. 최 상무는 "올해 안에 100여명의 개발자들이 고객센터에서 품질혁신교육을 받을 것"이라며 "현재는 부장급까지만 실시중이나 향후 임원진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생각중"이라고 밝혔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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