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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번호표 고르세요

입력
2006.09.0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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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출금, 분실 신고, 상품 상담 등이 뒤엉켰던 은행 창구 업무가 각각 분리 처리돼 고객들이 창구에서 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8일부터 전국 1,000여개 영업점 창구에서 입출금, 분실ㆍ재발행, 신규ㆍ해지ㆍ상담 등 3가지로 업무를 분리한다고 6일 밝혔다. 그동안 1~2종류의 창구에서 다양한 업무가 동시에 취급됐지만 앞으로는 각 창구에서 해당 업무만 다뤄진다.

입출금 창구는 입출금, 공과금 납부 등의 빠른 창구 역할을 하고 카드 분실 등은 신고 창구에서, 상품 가입 및 상담은 상품 판매창구에서 맡는다. 이에 따라 대기 번호표도 3개로 늘어나, 필요에 맞는 번호표를 인출해야한다. 그러나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일을 처리해야 하는 고객들은 상품판매 창구에서 간단한 입출금 및 신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은행은 또 VIP 고객이나 기업고객 창구에서도 이를 적용, 입출금 업무와 상품 상담 및 고객 관리 등의 영업 업무를 구분키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업무가 효율적으로 분리돼 단순 입출금은 빠르게 처리되고 상품 상담은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실제 시범 운영 결과 고객의 대기시간이 상당히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창구 업무 분리는 고객 편리성 외에도 직원에 대한 내부 통제 차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은행 관계자는 "단순히 돈을 만지는 입출금 담당 직원과 상품을 상담ㆍ판매하는 직원들을 구분해, 전산 권한을 통제함으로써 사고 위험을 줄이려는 효과도 있다"며 "간부 직원들이 고객 돈을 횡령하는 사건이 잇따라 일어난 데 대한 대책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계 관계자들은 영업점을 분리하면 고객과의 상담시간이 늘어나고 창구사고를 줄일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한 창구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관행이 굳어진 터여서 국민은행의 시도가 제대로 정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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