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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록? 섹시한 록? '여가수들 록 붐'

입력
2006.09.06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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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독일 월드컵의 여파로 가수들의 새 앨범 발표가 가을철에 집중된 가운데, 새로운 컨셉의 여성 록 보컬리스트들이 속속 등장해 새 조류를 형성하고 있다.

9, 10월에 잇따라 컴백하는 톱 스타 비와 세븐, 동방신기 등은 모두 강렬한 댄스 음악으로 남성 특유의 카리스마를 강조할 예정이다. 반면 여성 가수들 사이에서는 때아닌 록 붐이 일고 있다. 그룹 쥬얼리 출신의 박정아가 솔로 앨범을 내고 로커로 변신한 것을 비롯, 멤버 4명중 3명이 여성인 모던록 그룹 아일랜드시티, 기존 로커의 이미지와는 동떨어진 깜찍한 외모로 인터넷에서 ‘인형녀’란 별명을 얻은 조민혜 등이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MBC 대학가요제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보컬 이상미의 그룹 Ex도 곧 앨범을 낸다.

여성 가수들이 대거 록에 발을 들여놓는 것은 일종의 ‘틈새 전략’이다. 도레미레코드의 나상천 팀장은 “여성 가수들의 경우 발라드 아니면 섹시 컨셉이 대부분인 요즘, 록은 차별화를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장르”라고 말했다.

자우림의 김윤아, 체리필터의 조유진 등 기존의 여성 로커들이 파워 넘치는 사운드와 남성 못지않은 카리스마를 내세운 반면, 이들은 여성스러움을 강조한다. 조민혜는 ‘네오 록 댄스’라고 이름 붙인, 댄스음악 같은 경쾌한 록 음악에 스쿨룩 패션으로 귀여움을 강조하고, 박정아는 팝 분위기를 가미한 ‘팝 록’에 짧은 원피스로 여성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신나는 펑크 록의 아일랜드시티도 분홍색 옷을 즐겨 입으며 발랄함을 강조하고, 그룹 Ex는 이상미의 귀여운 이미지를 십분 활용한다. 과거 록이 저항 정신을 강조했다면, 이들에게 록은 발라드나 댄스같은 하나의 장르일 뿐이다. 스타제국의 이주원 이사는 “세계적으로 에이브릴 라빈, 힐러리 더프 등 소녀 로커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끈 것처럼, 록을 여성성과 잘 결합하면 섹시 컨셉 등보다 더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 스타일의 여성 록 가수들이 얼마나 생명력을 가질 지는 미지수다. 음악평론가 성우진씨는 “록을 하려면 가수는 물론, 작곡가와 프로듀서도 록을 잘 이해해야 한다”면서 “단지 새로운 컨셉을 위해 옷 갈아입듯 록을 한다면 수명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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