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1공단 부지 매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새로운성남 권덕만(43ㆍ구속) 대표와 돈 거래를 했던 거물급 금융브로커 박금성(51)씨가 검찰에 구속됐다. 둘 다 정치권 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어서 검찰의 칼날이 정치권으로 향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차동언)는 5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박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2002년 굿모닝시티 분양 사기 사건의 주범 윤창열씨로부터 상가 재개발 이익금의 50%인 400억원을 약속 받고 윤씨에게 200억원을 대출해 준 혐의 등이다.
전남 화순 출신으로 8개 건설업체의 실제 운영자인 박씨는 김대중 정부 시절 급성장한 S그룹 P 회장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대중 정부 및 현 정부 인사들과 교분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씨는 이 같은 인맥을 바탕으로 금융권 대출을 알선해주고 리베이트를 챙겨왔다. 굿모닝시티 사건 뿐 아니라 2001년 '이용호 게이트'에도 연루됐으나 번번이 검찰 수사망을 피해 갔다.
검찰은 박씨와 권씨의 돈 거래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권씨를 계열사 자금 횡령 혐의로 구속하면서 박씨와의 관계를 영장에 적시했다. 이에 따르면 성남 1공단 부지 개발권자인 권씨는 지난해 8월과 올 3월 2차례에 걸쳐 박씨를 통해 부산지역 상호저축은행 2곳에서 200억원을 불법 대출 받았다. 동일인 대출한도가 80억원이었지만 박씨가 상호저축은행을 배후에서 조정했기 때문에 대출이 가능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권씨는 이 대가로 성남 1공단 개발사업의 사업권 45%를 박씨에게 이전해 줬다. 1,693억원을 들여 산 부지 2만평의 개발권 45%를 200억원 대출 조건으로 선뜻 내줬다는 게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권씨는 이후에도 56억5,000만원을 돈 세탁을 거쳐 박씨에게 건넸다. 200억원 대출 외에 성남 1공단 개발 등과 관련한 다른 돈 거래가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는 큰 돈을 굴렸는데 이 돈 중 박씨 본인의 돈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개발차익' 등을 노린 정치권의 돈이 박씨에게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검찰은 "박씨의 신병이 확보된 만큼 권씨와의 관계를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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