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이 상반기에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음에도 질적인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은행이 예대업무에 안주하면서 향후 수익창출을 등한히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예금보험공사가 5일 발표한 '국내은행의 경상이익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은행(수출입은행 제외 17개 국내은행)은 7조9,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 같은 상반기 순익은 2004년 한해 실적(8조7,000억원)에 근접하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은행 총자산에 대한 당기수이익 비율인 총자산이익률(ROA)도 1.44%로 외환위기 이후 흑자 전환한 첫 해인 2001년(0.67%)과 신용카드 대란이 발생했던 2003년(0.17%)에 비해 각각 2배와 8배 수준으로 증가, 전반적으로 수익률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순익 급증은 부실 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 전입액 감소, 하이닉스 등 출자 전환 기업의 영업 호전에 따른 투자유가증권 이익의 증가 등에 따른 일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 등 본 업무 영역으로 구성된 구조적 이익은 2004년 1.80%를 기록한 후 계속 하락해 올해에는 1.61%로 떨어졌다.
예보 관계자는 이처럼 경상이익 실현이 부진한 것에 대해 "국내은행의 수익구조가 손쉬운 예대업무에 편중된 상황에서 은행간 과열 경쟁으로 이자이익률이 감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 6월 기준으로 국내은행의 부문별 이익비중은 이자부문이 87.6%로 비이자 부문(12.4%)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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