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 핵 협상이 실패한 만큼 주한미군을 완전 철수시키는 등 한미동맹을 끝내는 대가로 중국에게 김정일 정권을 전복시키는 데 협조해주도록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민간 연구기관인 카토연구소의 방위ㆍ외교정책 담당 부소장인 테드 갈렌 카펜터 박사는 5일 월스트리트 저널 아시아판에 기고한 ‘김정일 타도(Bringing Down Kim)’ 제하의 칼럼에서 북한이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폭탄을 터뜨리기 전에 새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한반도 수수께기: 남ㆍ북한과 미국의 불편한 관계’ 등을 저술한 카펜터 박사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까지 자제를 요청했는데도 북한이 8월 5일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격노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지도부의 인내는 미사일 추가 발사나 핵실험 강행 시 한계점에 달할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카펜터 박사는 또한 한국이 이미 중국의 ‘위성국’이라는 점이 이 같은 제안을 할 수 있는 근거라고 주장했다. 한국은 일본ㆍ대만 문제에 있어서 미국보다 중국 편을 들고 있고, 중국과의 교역량도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의 중요성을 경시하는 등 외교정책에 있어서 미국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08년 이전 주한미군을 현재의 3분의 1 수준인 2만5,000명으로 줄이려는 미군 재편이 완료되면 한반도 통일과정에서 한국이 중국과 긴밀해지려는 것에 대해 미국은 행동의 폭이 넓어진다고 예상했다.
카펜터 박사는 중국은 식량과 에너지 카드로 북한을 붕괴시킬 수 있지만 북한 정권 붕괴 시 난민 대량 유입과 통일한국 내 미군주둔 등 두 가지를 우려해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난민 문제의 경우 미국은 중국에 재정지원 외에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지만, 두 번째 우려는 중국이 김정일 정권 전복 및 핵 개발 종식에 협조할 경우 미국은 한미동맹 청산과 미군 철수를 약속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중국은 ‘협조 대가’로 미국이 대만에 압력을 가해 분리독립운동을 중단하고 통일협상에 임하도록 압력을 가해달라는 요구도 추가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미국의 이 협상안을 중국이 수용한다면 미국은 북한이라는 핵 보유국 출현을 막는 일을 힘들이지 않고 해결할 수 있다고 카펜터 박사는 결론지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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