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융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 대동신용은행을 인수한 영국의 ‘고려아시아’는 미 정부에 대동신용은행에 관한 자료를 제공할 용의를 전달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콜린 맥아스킬 고려아시아 회장은 이 신문에 “미 고위 관리에게 서신을 보내 미 재무부가 대동신용은행의 동결된 자금과 고객 정보 등에 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동신용은행의 업무 관행을 검토ㆍ시정하겠다는 의사도 전했다고 밝혔다.
맥아스킬 회장은 “미 재무부는 북한의 마카오 계좌를 동결했으나 북한의 불법행위를 입증할 증거는 아직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미국의 금융 제재 해제를 위해 대동신용은행의 결백을 증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런던 소재 조선개발투자펀드(조선펀드) 자문사이기도 한 고려아시아는 오리엔탈 커머셜 홀딩스가 보유했던 대동신용은행의 지분 70%를 매입하기로 계약했다. 대동신용은행의 나머지 지분 30%는 북한 국영 대성은행이 갖고 있다. 대동신용은행은 직원 5명과 계좌 50여개에 불과하지만, 자산은 1,000만달러에 달한다. 미국이 지난해 9월 위조달러 제조와 마약거래, 돈세탁 등 북한의 불법행위와 관련됐다며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의 북한 계좌를 동결할 때 대동신용은행도 600만달러가 동결됐다.
고려아시아가 자산의 절반 이상이 동결된 대동신용은행을 인수한 목적은 조선펀드의 활성화를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조선펀드는 1억달러 자금을 조성해 북한 기간시설에 투자할 계획이다. 북핵 관련 금융제재가 풀린 뒤에야 조선펀드를 통한 정상적 대북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고려아시아측은 미국의 금융제재 해제 추진에 적극 나서게 된 것으로 보인다.
맥아스킬 회장은 “미국은 그들의 방식대로 밀어붙이고 있으나 우리는 미국을 설득할 것”이라며 “미국의 제재 해제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막아온 가장 큰 장애물을 치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미국의 대북 제재 압박이 한층 거세지고 있기 때문에 고려아시아의 뜻대로 풀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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