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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미래를 디자인한다

입력
2006.09.05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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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디자인 경영'에 매진하고 있다. MP3, 휴대폰 등 IT 분야에서도 기능보다는 디자인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IT디자이너들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질 전망이다. 세계적 'IT명품'을 만들어낸 대표적인 IT 전문 디자이너를 알아본다.

▲모던 그리고 심플, 쟈콥 젠슨

블루투스 헤드셋 '자브라 JX10'은 세련된 실버 메탈 색상과 유려한 선으로 많은 고객들의 사랑을 받는 제품이다. 특히 모던한 스타일 뿐 아니라 하루종일 끼고 있어도 착용감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의 기능성은 이 제품을 IT명품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 제품을 디자인한 이는 쟈콥 젠슨(Jacob Jensen).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태어난 그는 1958년 자신의 스튜디오 '쟈콥 젠슨 디자인'을 세운 뒤 세계적 오디오 메이커 '뱅앤올룹슨' 등의 제품디자인을 맡아왔으며, 국제 디자인상을 100회 이상 수상했다. 그의 일부 오디오 제품은 뉴욕 현대미술관에 비치될 정도로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다.

▲디자이너 아닌 이노베이터, 김영세

2005년 세계 최대 전자쇼 CES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레인콤의 MP3플레이어 '아이리버 H10'을 "디지털라이프를 이끄는 기술혁신"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이 제품을 디자인한 사람이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다.

그는 디자인계의 아카데미라고 불리는 미국 IDEA 금ㆍ은ㆍ동상을 모두 석권했다. 가로본능 휴대폰을 비롯해 삼성 애니콜, 동양 매직의 가스버너 등 '잇츠 매직'시리즈, LG전자 스마트폰 등이 모두 그의 머리와 손에서 나왔다. 김 대표는 "디자이너가 단순히 제품 디자인만 하는 시대는 갔다.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유도할 수 있는 혁신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컴퓨터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라, 조너선 아이브

1998년 미국 애플 컴퓨터사는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신형 컴퓨터 '아이맥'을 선보였다. 아이맥은 모니터와 본체는 물론 마우스와 키보드까지 반투명으로 만들어져 내부가 들여다 보인다. 모양도 기존의 상자 형태에서 벗어나 둥글둥글해졌다. 컴퓨터에 대한 사고의 틀을 바꾼 아이맥은 바로 애플사의 산업디자인 담당 조너선 아이브(Jonathan Ive)의 첫 작품이었다.

런던 출신의 조너선 아이브는 98년 애플의 산업디자인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아이맥, 아이북, 파워북 등 대부분의 히트 상품을 만들어냈다. 2001년 출시되어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아이팟' 역시 그가 디자인한 작품이다.

▲가상의 제품을 현실화하다, 오라 이토

미국 비즈니스 위크지 2005년 11월호에는 가상의 제품을 디자인해 큰 행운을 거머쥔 디자이너 오라 이토(Ora Ito)가 소개됐다. 오라 이토는 21살에 자신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가상의 제품들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애플, 루이뷔통, 하이네켄, 리바이스와 같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브랜드의 이름을 걸고 가상의 제품들을 만들어냈다. 이후 그의 디자인은 실제 대기업들에 의해 현실화된다.

독창성에 관한 한 따라갈 자가 없는 그는 프랑스 스토리지 업체 라씨의 명품 USB 외장하드 '블릭'을 디자인했다. 조립 블록처럼 서로 다른 용량의 제품들을 블록처럼 쌓아 원하는 용량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제품. 그밖에 노트북, 전자시계 등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 그의 작품은 미국과 유럽의 젊은 소비자 층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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