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집중호우 당시 서울 양평2동 일대를 물바다로 만들었던 안양천 제방 붕괴사고 원인은 영등포구와 서울시의 설계 변경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시의회 양창호(한나라당ㆍ영등포) 의원은 4일 제163회 임시회 시정질의에서 “안양천 제방둑의 붕괴과정을 조사한 결과, 당초 제방 누수현상을 막기 위해 콘크리트 시공을 하도록 돼 있었으나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가 호안블록으로 바꾸는 바람에 붕괴를 불렀다”고 밝혔다.
양 의원에 따르면 ‘안양천 4단계 구간 작업 계획도’에는 지하철 9호선 907공구의 안양천 둑 경사면에 지난 5월 누수현상 등을 막기 위해 콘크리트가 시공되도록 돼 있었으나 한달 뒤인 6월 7일 영등포구가 장마철 사고를 우려해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에 둑의 원상복구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고, 지하철건설본부측은 이틀 뒤인 6월 9일 ‘콘크리트 시공’ 대신 ‘호안블록 복구’를 하도록 시공사에 지시했다.
양 의원은 “호안블록은 일반적으로 둑이 탄탄할 때 쓰는 재료이고, 붕괴나 누수 위험이 있는 곳에는 쓰이지 않는다”며 “1차적 책임이 서울시에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기술적으로 어느 공법이 우월하다는 근거는 없고, 한강 등 주요 하천의 제방은 대부분 호안블럭으로 시공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서울시는 제방 일대 지하철 공사를 맡은 삼성건설과 대림산업에 대해 시공 관리소홀로 제방이 붕괴됐다며 총 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1년간 서울시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 점수에서 감점을 주기로 했다.
고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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