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반군의 공격이 다시 잦아지는 가운데 2일 남부 칸다하르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항공기 1대가 추락, 영국 병사 14명이 사망했다.
영국 국방부는 “림로드 MR2 정찰기 추락으로 사망한 사람은 영국 공군 병사 12명, 해병대와 육군 병사가 각각 1명”이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탈레반 반군 공격으로 추락한 것이 아니라 고장 때문”이라고 밝혔다. 님로드 MR2 정찰기는 최첨단 정찰_통신 장비를 탑재하고 지상의 병력간 정보를 중계하는 임무를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NATO 주도 아프간 주둔 국제평화유지군(ISAF) 대변인 스콧 룬디 소령은 “NATO군 임무를 지원하던 항공기 1대가 칸다하르 서쪽 20㎞ 지점에 추락했다”며 “적군의 공격 징후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공기 추락 직후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압둘 탈리크는 항공기 추락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스팅어 미사일로 항공기로 격추했다”고 말했다.
아프간에서는 최근 탈레반 반군의 공격으로 인명피해가 급증하자 나토군과 정부군이 반군 색출을 위한 대규모 공세를 취하고 있다.
7월말 미군으로부터 아프가니스탄 남부에 대한 관할권을 넘겨 받은 ISAF는 2일부터 정부군을 포함한 2,000여명의 병력을 동원, ‘메두사’란 대규모 연합작전을 펼치고 있다. 자히르 아지미 아프간 국방부 대변인은 3일 “칸다하르의 판자와이 지역에서 연합군이 지난 이틀간 반군을 공격, 반군 89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전투 중 나토군으로 참가한 캐나다 병사 3명도 숨졌다.
앞서 1일에는 카불 남서쪽 500㎞ 헬만드주에서 반군이 경찰 검문소를 공격해 경찰관 5명이 숨졌고, 님로즈주에서는 반군들이 경찰 수송대를 습격해 경찰관 4명이 사망했다.
이와 관련, 헬만드주에서 NATO군을 지휘하고 있는 데이비드 리처드 영국 육군 소장은 BBC와 인터뷰에서 “아프간에서의 전투는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이후 영국군에게 가장 치열한 장기전”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프간에서 아편 재배면적이 대폭 늘어나면서 아편 생산량이 사상 최대인 6,100톤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유엔 마약범죄국(UNODC)이 2일 발표했다.
UNODC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세계 최대 아편 생산국인 아프간의 올해 아편 생산량은 지난해 4,100톤에 비해 무려 49%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프간에서의 양귀비 재배 지역도 올해 16만5,000ha로 지난해 10만4,000ha보다 늘어 테러자금을 막기 위한 국제평화유지군과 아프간 정부의 양귀비 단속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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