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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말기암 환자 톰린슨 9주만에 美대륙 자전거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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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말기암 환자 톰린슨 9주만에 美대륙 자전거횡단

입력
2006.09.0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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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말기 유방암 환자인 제인 톰린슨(42)이 병마와 싸워가며 9주 만에 자전거로 미국 대륙을 횡단,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6월29일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출발한 톰린슨은 혹독한 바람과 찌는 듯한 더위를 뚫고 4,200 마일(6,760㎞)이 넘는 거리를 달려 9월1일 최종 목적지인 동부 뉴욕에 도착했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톰린슨은 뉴욕에 도착한 후 “다 마쳐서 정말 안심이 된다. 일종의 모험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시련이 됐다”며 감격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도착지점에서 톰린슨을 맞이한 남편 마이크(45)는 “아내의 고통을 보다 못해 7~8차례나 중도 포기할 것을 권했으나 고집을 꺾지 못했다”며 “아내는 자신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고 그가 여기 있다는 것에 놀랄 뿐”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당초 도착 예정일인 8월 31일은 톰린슨이 의사로부터 6개월 밖에 생명이 남지 않았다고 들은 지 꼭 6년이 되는 날이다. 이번 자전거 여행에 동행한 리즈 메트로폴리탄 대학의 강사인 라이언 바우드(20)는 “자전거를 타고 갈 때 신음소리를 통해 제인이 고통을 이겨내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며 “그가 불가능한 상황을 반신반의의 상황으로, 다시 현실로 바꾸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며 실감했다”고 말했다.

세 자녀를 둔 영국 리즈시 로스웰 출신인 톰린슨의 암과의 사투는 16년 전부터 시작됐다. 1990년 당시 26세였던 그는 유방암 선고를 받았고 끝내 가슴을 절제하는 아픔을 겪었다. 고통은 그것으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2000년 암과의 싸움이 다시 시작됐다. 암세포가 유방에서 폐와 뼈까지 전이돼 재발견됐고 결국 ‘길어야 6개월’이라는 사형선고까지 받았다.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슬퍼하면서 보낼 수 만은 없다”고 결심한 그는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2001년 5㎞ 마라톤을 시작으로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2003년 4월 런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고, 그 해 여름에는 영국에서 열린 하프 철인 3종 경기를 6시간 30분만에 마쳤다.

지난 해에는 플로리다 철인 경기를 완주했고 뉴욕 마라톤을 5시간 15분만에 돌파했다. 유명세를 탄 그는 2003년 암 환자들을 위한 자선기금 500만 파운드를 모으기 위해 다시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 4년간 125만 파운드의 기금을 모았고, 200만 파운드를 채우기 위해 이번 대장정에 도전, 마침내 또 한번의 감동을 전 세계에 전했다.

박희정 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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