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이 비자금 사태 이후 처음으로 그룹 수뇌부인 부회장과 사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은 1일 박정인 현대모비스 고문을 그룹의 기획총괄업무를 책임지는 기획총괄담당 부회장으로, 김재일 현대다이모스 사장을 북미총괄담당 사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또 비자금 사태 수습을 책임졌던 이전갑 기획총괄담당 부회장은 현대파워텍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은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 등 경영환경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어, 현대ㆍ기아차그룹 출신의 원로 전문경영인이면서도 재무분야에 밝은 박 부회장을 기획총괄 부문 총책임자로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1969년 현대차에 입사한 박 부회장은 74년 현대모비스로 옮긴 뒤 지난해 9월 일선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이 회사에서 부사장과 사장, 회장까지 지냈다.
오랫동안 정 회장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해온 측근으로, 비자금 사태이후 흐트러진 내부조직과 대외신뢰를 추스리는데 최적임자란 평가를 받는다.
해외 생산과 판매 경험이 풍부한 김재일 사장을 기용한 것은 북미시장 공략의 강도를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 밖에도 배원기 현대차 경영지원본부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어려운 경영환경 극복을 위해 재무 전문가를 등용하고 내수침체를 수출로 극복하면서 해외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워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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