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본 협상을 앞두고 쌀을 포함한 자국 농산물에 대해 10년내 모든 관세를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쌀을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한국도 예외 없이 10년 내 농산물 시장을 완전 개방하라는 압박이어서 3차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ㆍ미 FTA 한국측 협상단은 1일 국회 한ㆍ미 FTA 특위 보고회의에서 미국측이 지난달 15일 전달한 농업분야 관세양허(개방대상)안을 통해 ‘국내 농산물 시장의 예외 없는 개방’을 요구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측은 농산물에 대한 관세철폐 이행기간을 즉시-2년-5년-7년-10년 등 5단계로 제시하고 쌀을 포함한 모든 농산물의 관세를 최장 10년 내에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측은 쌀 등 민감품목은 관세철폐 제외 대상인 기타품목으로 분류하고 이행기간도 최장 15년까지 할 수 있게 요구한다는 입장이어서 6일부터 나흘 동안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3차 협상에서 격론이 벌어질 전망이다.
반면 섬유분야는 양국의 입장이 서로 뒤바뀌었다. 한국측은 관세철폐 이행기간을 즉시-3년-5년 등 3단계로 요구하면서 미국 섬유시장 개방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측은 자국의 섬유산업 보호를 위해 즉시-3년-5년-10년-기타 등 5단계 로 분류해 개방에 보수적인 입장임을 고수했다.
한국측 협상단은 또 상품분야와 관련해 미국이 외국화물에 부과하고 있는 물품취급수수료와 항만유지수수료를 면제하고, 배기량을 기준으로 한 국내 자동차세제는 폐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 서비스ㆍ투자 분야의 경우 한ㆍ미 양국간 전문직 분야 자격의 상호인정을 추진하고, 미국 비자 면제프로그램과는 별도로 약 2만 명 수준에서‘전문직 비자쿼터’를 신설해줄 것을 요구키로 했다.
통신분야도 통신사업자의 기술선택의 자율성 보장을 전제로 호환성 확보, 소비자 편익 등 정당한 정책목적의 달성을 위한 정부개입은 허용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키로 했다. 또 통신사업에 대한 외국인지분은 현행대로 49%선에서 제한한다는 입장도 변함없이 주장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이 관심이 높은 지적재산권 분야와 관련, 한국측은 인터넷 소프트웨어ㆍ출판물의 일시적 복제, 기술적 보호조치,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 책임강화 문제 등 주요 쟁점에 대해 국내 법령이 허용하는 선에서 협상을 진행할 뜻을 분명히 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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