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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안은 많은데… 그저 걱정스러운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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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안은 많은데… 그저 걱정스러운 국회

입력
2006.09.0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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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가 시작됐지만 전도가 암울하다. 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에 올바른 목표가 있는 것 같지도 않고 활동방향이 정리되지도 않은 것 같다.

대통령이 제 자리를 벗어나 중심을 잃은 상태에서 국회 주체인 여야마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정기국회를 앞두고 그제 여야가 각각 열었던 워크숍을 살펴 보니 정치세력의 무능과 혼돈으로 인해 민생과 국정이 희생될 소지가 다분하다.

이번 국회의 현안과 쟁점들은 국가의 앞날을 결정할 중대한 것들이다. 전시 작전권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 같은 초대형 과제들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국회는 대선을 1년 여 앞둔 시점에서 본질을 상실한 정치 공세와 대결로 흐를 개연성이 큰데, 각 정당의 사정은 이런 과제를 이성과 합리를 바탕으로 성실하게 다룰 능력이 있을 것인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일으킨다.

여당의 지리멸렬상(狀)은 심각하다. 자성과 각오를 밝힌 표현이겠지만 국회를 진두지휘할 원내대표가 스스로를 '불임정당'이라고 지칭할 정도가 돼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여당이 생산한 이슈라고는 대통령과 당이 불신과 갈등, 대립에 싸여 있고, 이를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가진 제스처 성 행사가 전부일 정도다.

그나마 양식 있는 몇몇 중진 의원들이 '내 탓'이라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지만 숱한 자성의 반복 이상으로 들리진 않는다. 그런데도 아직 이념이나 정체성에 관한 퇴행적 분위기를 벗지 못하는 데서 다수 국민은 기대를 접을 수 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이번 국회를 '119국회'라고 정의했다지만 정작 위급한 중병 상태인 것은 자신들이다. 작전권 문제 하나만 해도 그렇다. 유력 대선주자가 세 명이나 있다는 정당에서 무지와 전략 부재라는 총체적 무능은 당 대표의 언행으로부터 여실히 드러났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치는 존재 이유가 없다"거나 "국민은 우리에게 가혹할 정도로 냉담하다"는 말들은 특정 정당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100일의 회기가 물고 뜯는 치졸한 싸움터로 전락한다면 희망을 찾을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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