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야기’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의 칼끝이 국회쪽으로 바짝 다가서자 주무 상임위원회인 문광위원회가 술렁대고 있다.
김문희 전 수석전문위원의 출국금지 소식이 알려진 31일, 국회 문광위 소속 의원들의 사무실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수석 전문위원도 연관됐는데 소속 의원과 보좌관 가운데 상당수가 당연히 로비 대상이 되지 않았겠느냐’는 얘기들이 많았다. 문광위 관계자들은 일손을 놓은 채 ‘다음은 누구냐’며 여기저기서 쑥덕공론도 벌였다.
한 관계자는 “상품권, 게임업체의 로비가 작년에 치열하고 광범위하게 벌어졌던 만큼 걸면 걸리는 인사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한 문광위 소속 의원 보좌관은 “검찰의 손끝만을 바라보고 있는 처지”라고 푸념했다.
여야는 그러면서도 상대 정당 소속 의원들을 지목했다.
한 야당 의원 보좌관은 “여당 중진 모의원측이 (상품권 업체 지정과 관련한) 압력이 통하지 않자 작년 국정감사 때 이례적으로 엄청난 양의 자료를 문화부에 요구하기도 했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야당 보좌관은 “작년에 한 여당 의원 보좌관이 ‘지정 받도록 도와주겠다’며 상품권 업체를 직접 찾아 다녀 물의를 빚었다”며 “여당 보좌관들 가운데 상당수가 떨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한 여당 초선 의원은 “김 전 수석전문위원의 고향이 부산인데 게임산업의 자금줄이 부산이란 의혹이 많았다”며 “지역구가 부산인 박형준 의원 등 한나라당 관련설도 잇달아 터져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작년 9월 관련 협회의 지원을 받아 미국 게임 박람회를 다녀온 박 의원, 열린우리당 김재홍 의원과 당시 문광위원장 이미경 의원 간에 공식 출장 여부를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면서 문광위 안팎의 분위기는 더욱 흉흉하다.
야당측은 “여당측이 같은 당 소속 김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야당 의원을 한명이라도 잡겠다며 물귀신 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 같다”고 의심했다. 박 의원측은 “문광위 관계자들이라면 당시 출장이 문제가 없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텐데 앞장서서 마녀사냥을 벌이는 의도를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바다이야기 파문은 비단 문광위원들 뿐 아니라 일반 의원들에게도 불똥이 튈 조짐이다.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의 경우 처남이 안동에서 오락실을 운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난처한 입장이 됐다. “이런 식으로 따지고 들면 연관 안 된 의원이 없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국회 전체가 ‘바다이야기’ 패닉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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