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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영어캠프와 영어마을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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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영어캠프와 영어마을을 다녀와서

입력
2006.08.3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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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끝났다.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영어 여름캠프에 보냈다. 난 이번 여름에 강사로 영어캠프에 참여했다. 그 소감과 운영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보려 한다.

● 공부의 바다에 빠져버린 영어캠프

우선 여름 영어캠프와 영어마을을 비교한다면 여름 영어캠프 쪽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실제 강사로서 경험을 해보니 몇 가지 단점이 보였다. 영어를 배우기엔 좋지만 숙제가 너무 많고, 학습에 너무 치중한다는 점이다. 가족들 중엔 이메일로 여름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따로 숙제를 더 보내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공부의 바다에 빠져 허덕이는 것만 같았다.

게다가 프로그램도 너무 빡빡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운동하고 식사를 한다. 그 후 프로그램이 저녁 9시까지 꽉 짜여져 있다. 이후에도 학생들은 숙제를 해야 했다. 학생들이 너무 피곤해 보였다. 학생들은 잠을 줄여가면서 밤중에 새로운 친구들과 놀기도 하는 모습을 보았다.

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좀더 여유시간을 줬으면 한다. 또한 숙제 부담도 덜어줘야 한다. 숙제는 모든 학생들이 함께 있을 때 그룹으로 하도록 했으면 한다. 영어를 배우는 것과 즐기는 것은 멋지게 같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타 활동들도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곳에서 보니 학생들이 가장 좋아한 활동이 영화 감상이었다. 물론 자막도 영어여서 영어 학습에 많은 도움을 줬다. 그러나 캠프의 모든 것은 너무 수행에 중점을 둔 것 같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다. 학생들에게 항상 말하기 공부에만 전념할 것이 아니라 캠프에서 다른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

주말을 이용해 방문했던 영어마을을 살펴보자. 영어마을을 방문하기 전에는 효율성을 위해 모든 환경에 영어만 쓰도록 돼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한국사람들이 너무 많다 보니 한국어가 더 많이 들렸고 레스토랑이나 가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영어만 쓰는 영어마을이 아니라 코리아타운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오래 전 만났던 한 친구가 떠올랐다. 자주 보는 친구인데 22년간 미국에 살면서 학교도 다녔지만 주변 사람들이 모두 한국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영어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지 못했던 그였다. 결국 그는 영어를 쓰긴 하지만 미국인이 아닌 여전히 외국인으로서 영어를 말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 영어마을이 아니라 코리아타운

주제 넘지만 영어마을에 대한 조언도 한 마디 하고 싶다.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무료입장을 권하고 싶다. 외국인들의 참여를 유도해 마치 외국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더 줄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또한 외국 학생들의 여름캠프를 기획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러면 한국 학생들이 이들과 어울려서 겉모습만 영어마을이 아닌 진짜 영어마을에서 생활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헨니 사브나이에ㆍ단국대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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