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말로 울릉도 공항을 건설할 때이다." "막대한 개발비에 환경만 파괴될 것이다."
최근 울릉도에 경비행장 신설 등 대대적인 개발계획이 잇달아 나오면서 환경파괴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공항건설의 타당성을 내세우는 반면, 환경단체는 엄청난 건설비에 비해 경제성이 낮은 데다 환경파괴를 부추길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8월 24일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독도 접근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울릉도 공항 건설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북도 주관으로 울릉군민회관에서 열린 울릉도 발전전략포럼에서 '울릉공항 유치 및 개발 방향' 발표를 맡은 항만 설계감리회사인 한아ENG 나기황 부사장은 "울릉읍 사동리의 가두봉을 깎아 사동항을 메워 30만평의 평지를 만들면 경비행장과 골프장 등을 조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 부사장은 또 울릉도에 공항과 골프장, 주거, 상업시설, 호텔 등이 들어서는 뉴타운 건립이 가능하며 용지 매입과 부지 조성 등 전체 공정에 6년간 4,991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30일 울릉군이 토지공사와 체결한 울릉도ㆍ독도에 대한 종합적인 개발계획 수립을 위한 기본협약에도 경비행장 건설 내용이 들어 있다.
경북도와 울릉군은 "울릉도의 평지가 약 79만㎡로 섬 전체 면적의 1%에 불과하고 섬 평균 경사도가 25% 이상에 달해 관광객들은 대부분 배편으로 섬을 드나들 수밖에 없다"며 "2015년쯤 공항을 개항할 경우 이용객이 2005년 청주공항보다 많은 연간 8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독도 지키기 차원에서도 항공을 이용한 접근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은 가두봉 절취에 필요한 예산만 울릉군민 1인당 5,000만원, 울릉군의 1년치 군세 320년치에 해당하는 5,000억원에 달한다며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가두봉이 사라지면 사동리 일대는 태풍이 몰아칠 때 강풍에 그대로 노출돼 지금과 같은 촌락을 유지하기 어렵게 되고 사동항의 기능상실도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지역환경단체 관계자들은 "가두봉 절취는 과거 사동항 방파제 공사때도 제기됐지만 무산됐다"며 "울릉도ㆍ독도의 자연환경이 파괴되면 '신비의 섬' 이미지가 사라져 관광객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정광진 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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