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자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경기 체감도가 1년8개월 만에 최악으로 추락했다.
31일 한국은행, 기업은행,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주요 기관과 경제 단체들이 제조업체의 체감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잇따라 내놓았다.
한국은행의 '8월 기업경기 조사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2로 나타났다. 이는 2004년 12월의 7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BSI가 100 미만이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많으며, 100을 넘으면 낙관론이 많다는 뜻이다. 올들어 제조업 업황 BSI는 3월에 91을 4월 87, 5월 83, 6월 83, 7월 77로 계속 떨어져 왔다.
부문별로는 대기업의 업황 BSI가 79에서 77로 떨어졌고 중소기업도 75에서 69로 추락했다. 수출기업은 79에서 83으로 올라갔으나 내수기업은 75에서 66으로 9포인트나 하락했다.
체감 경기 뿐 아니라 실제 생산 증가세도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다. 기업은행 경제연구소의 7월 중소제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제조업 생산지수는 110.4(2000년 100 기준)를 기록해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경기확장 국면이 시작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중소제조업 생산지수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평균 2.1포인트 올랐지만 최근 4개월(3~6월)동안은 평균 1.3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가 지난달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자금사정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전월에 비해 자금사정이 악화됐다고 밝힌 기업은 35.5%로 6월의 33.1%에 비해 2.4%포인트 늘었다.
다만 9월에는 휴가철이 끝나고,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있어 '반짝 호황'을 기대하는 기업들이 많았다. 전경련이 조사한 9월 BSI 전망치는 107.7을 기록했다. 한은의 9월 제조업 업황 BSI 전망치도 84를 기록해 7개월 만에 상승했다.
그러나 원자재가격 상승 지속, 금리인상에 따른 비용부담 증가, 노사갈등, 중국 등 주변국과의 경쟁심화, 내수부진, 환율하락, 수출부진, 인건비상승 등 경제 불안요인이 산재해 있어 향후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견해가 여전히 많았다. 이 때문에 대한상의가 조사한 4분기 BSI 전망치는 90으로, 3분기 94에 이어 2분기 연속 하락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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