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팔레스타인은 잊혀진 존재가 되고 있다.
레바논 사태와 이란 핵문제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는 동안 팔레스타인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이스라엘의 공격과 자살폭탄 테러에 민간인 희생자가 속출하는 등 혼돈 상태다.
이스라엘은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가 2월 선거를 통해 집권하자 가자지구에 대해 군사ㆍ경제적 봉쇄에 들어갔다. 이후 가지지구에 고립된 140만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은 6개월째 외부와의 왕래가 차단되고 국제사회의 원조마저 중단되면서 전기ㆍ수도시설마저 끊기는 등 생명을 유지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게다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6월25일 이스라엘 병사 1명을 납치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각료 등 고위 인사 64명을 무더기로 연행하면서 자치정부는 사실상 통치능력을 상실했다.
이스라엘군은 30일에도 가자 동쪽 인근지역인 셰자예야를 공습한 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과 교전, 팔레스타인인 5명이 숨졌다. 워싱턴포스트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6월 25일 이스라엘 병사를 납치한 후 두 달째 계속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200여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숨졌다고 28일 보도했다.
하마스의 무능력은 노조 파업으로까지 이어져 팔레스타인 경제는 파탄 지경이다. 30일 라말라에서는 공무원 3,000여명이 정부에게 밀린 임금을 지급하라고 외치면서 행진했고, 가자시에서는 200여명의 어린이들이 부모들이 봉급을 못 받아 자신들이 굶고 있다며 시위를 벌였다. 교사와 의료 종사자 6만2,000명도 파업을 선언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집권과 동시에 공무원 임금을 보조해 온 원조를 중단하면서 이미 예상됐던 일이다.
한편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30일 라말라에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과 회담 후 기자회견을 갖고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를 풀 것을 요구했다.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교전을 즉시 중단하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외무부 관리들이 레바논처럼 팔레스타인에도 유엔 평화유지군을 파견해 줄 것을 요청한 데 대해서는 “즉각적인 파견 계획이 없다”며 거절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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