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찌감치 앞서 달아나던 1등의 뒤통수가 불안해 보인다. 오히려 뒤쫓는 2등이 여유만만이다. 한국시리즈 직행이 유력한 삼성으로선 맞상대로 현대가 걸리지 않기를 빌어야 할 것 같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주목 받았던 1위 삼성과 2위 현대의 ‘수원 시리즈’에서 연거푸 현대가 웃었다. 불과 이틀전 8게임차로 까마득했던 두 팀의 승차가 순식간에 6경기로 줄어들었다.
현대는 30일 수원구장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시즌 14차전에서 5-0의 완승을 거뒀다.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60승 고지를 밟은 삼성이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현대와의 상대 전적에선 6승8패로 밀리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단기전으로 펼쳐지는 포스트시즌에서의 승부를 쉽게 점치기 힘들게 됐다.
현대 승리의 일등공신은 왼손 루키 장원삼. 시속 145㎞의 직구를 앞세워 삼성 타선을 5와3분의2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17개의 아웃카운트 가운데 8개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시즌 10승(8패) 고지에 올라섰다. 지난 1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9승째를 따낸 이후 4경기에서 3패를 당하며 시달렸던 ‘아홉 수’도 말끔히 털어냈다. 데뷔 첫 해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35번째 신인투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현대 타선은 삼성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왼손 베테랑 전병호를 5이닝 동안 9안타 5득점으로 두들겨 연승 행진을 ‘5’에서 멈춰 세웠다.
잠실에선 롯데가 ‘고춧가루 부대’ 노릇을 톡톡히 했다. 롯데는 4강 싸움에 갈길 바쁜 6위 두산에 13-1의 대승을 거뒀다. 홈런 랭킹 1,2위를 달리고 있는 호세(20홈런)와 이대호(19홈런)는 각각 4회와 6회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광주에선 전날 송진우(한화)에게 통산 200승을 헌납했던 KIA가 6-4로 승리했다. KIA 한기주는 셋업맨으로 보직을 바꾼 뒤 3연승을 기록하며 10억원의 몸값을 해냈다. SK는 인천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선발 채병용의 호투를 앞세워 LG를 5-1로 꺾었다.
수원=한준규기자 manbok@hk.co.kr광주=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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