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 착오로 대기업에 수석 입사한 백수 청년의 활약을 그린 MBC 드라마 ‘신입사원’. 지난해 방송한 이 드라마는 이 시대 비주류 청년이 주류 사회에 들어가 좌충우돌 하면서 자신만의 능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통해 학벌과 능력에 대한 세상의 편견을 풍자하고 수시 해고의 불안에 떨어야 하는 비정규직의 설움을 담아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당시 주인공을 맡은 문정혁(에릭)과 ‘신입사원’ ‘발리에서 생긴 일’ ‘달콤한 스파이’ 등을 집필한 부부작가 이선미ㆍ김기호씨가 1년 만에 다시 손을 잡았다. SBS 수목드라마 ‘돌아와요 순애씨’ 후속으로 9월 6일 첫 방송하는 ‘무적의 낙하산 요원’이다. ‘신입사원’의 시즌2로 기획된 ‘무적의…’의 주인공도 구박덩어리 백수 청년. 그러나 이번에는 전산 착오가 아닌 ‘낙하산’ 인사로 국가 비밀정보국에 입성, 국제 산업스파이와 대결을 펼친다.
문정혁은 어릴 때부터 천재로 불린 연년생 동생 최선(최정원)에 치여 고단하게 살아가는 주인공 최강 역을 맡았다. 짧은 스포츠 머리에 검은 양복 차림으로 30일 제작발표회에 나온 그는 “‘신입사원’의 강호가 어리버리한 캐릭터였다면 이번에는 가진 것 없는 백수지만 왠지 모를 자신감으로 꽉 차 있는 캐릭터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MBC ‘늑대’를 촬영하던 중 뜻밖의 사고를 당해 방송 중인 드라마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빚었던 그는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많이 기도했다”며 그간의 마음 고생을 털어놓기도 했다.
‘늑대’에서 호흡을 맞췄던 한지민과 다시 만난 것도 이채롭다. 한지민이 맡은 역은 전교 일등을 놓친 적이 없는 수재인 정보국 요원 공주연으로, 전교 꼴등을 도맡았던 최강과 티격태격하며 사랑을 키워간다. 이밖에 가수 출신 연기자 신성우가 정보국 특수본부의 브레인 강은혁 역을 맡아 한지민을 사이에 두고 문정혁과 대립한다. 영화 ‘모노폴리’에서 섹시한 매력을 선보인 윤지민은 국제 산업스파이 조직의 최고급 요원인 엘리스를 연기한다.
정부기관의 ‘낙하산’ 인사가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는 요즘, ‘낙하산’의 부정적 이미지를 뒤집는 모험이 시청자들로부터 어떤 반응을 얻을지 궁금하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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