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수입자동차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신차출시는 1~2개에 불과한 반면, 수입차 업체들은 40여종의 신차를 쏟아낼 계획이다. 벤츠, BMW, 렉서스 등은 ‘3강 구도’를 지키기 위해 총 9개 차종을 선보일 태세다. 폭스바겐, 아우디, 혼다 등 신흥 강호도 물량 공세를 준비 중이다.
수입차 업체의 올해 하반기 신차 출시는 경쟁구도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토대로 이뤄지고 있는 게 특징이다. 각 업체마다 ‘한국에서 자리 잡으려면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비공식적으로 정해 놓은 ‘타깃 브랜드’에 대한 대응전략을 토대로 치밀한 출시점검을 하고 있다.
같은 폭스바겐 그룹 산하인 폭스바겐코리아와 아우디코리아의 경우 ▦벤츠와 BMW는 아우디가 ▦렉서스는 폭스바겐이 맡는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아우디는 BMW가 ‘뉴 Z4 쿠페’를 선보이는 것에 대응, 역시 스포츠카로 분류되는 ‘RS4’를 내놓을 예정이다. 폭스바겐은 렉서스의 LS급 모델과 경쟁하기 위해 최근 프리미엄급 세단인 ‘페이톤’을 내놓은 데 이어,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배기량 3,600㏄급 ‘파사트’ 모델을 선보여 렉서스 ES 시리즈와 본격 경쟁을 벌일 계획이다.
폭스바겐, 인피니티, 혼다 등의 공세를 받고 있는 토요타 렉서스는 벤츠, BMW, 아우디 등을 겨냥한 모델을 준비 중이다. 11월 렉서스 시리즈 가운데 최고급인 ‘LS460’을 출시할 예정인데, 배기량이 기존 모델(LS430)보다 300㏄크다. 배기량 4,500㏄ 이상인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등과의 진검 승부가 가능해진 것이다.
아우디와 렉서스로부터 협공을 받는 형국인 BMW는 지난달 ‘750Li 익스클루시브’를 출시한 데 이어, 소형차 시장 공략을 위해 미니 컨버터블을 내놓았다. “경쟁업체를 의식하지 않고 벤츠 브랜드에 충성심 높은 고객을 마케팅 대상으로 삼는다”는 메르세데스-벤츠는 신형 E클래스에 속하는 6개 차종을 24일 내놓은 데 이어, 11월에는 S500의 4륜 구동차를 공개한다.
일본 업체들도 공격적인 신차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인피니티 브랜드만 판매하고 있는 한국닛산은 10월 스포츠 세단으로 분류되는 ‘인피니티 G35’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한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기존 FX45가 렉서스의 RX350과 경쟁했다면 G35는 렉서스의 IS250 모델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혼다코리아는 6월말 레전드를 출시한데 이어, 이르면 연내 준중형급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는 ‘시빅’ 모델의 국내 상륙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볼보는 10월께 기존 최고급 세단인 S80의 풀 체인지 모델과 하드탑 컨버터블인 ‘올 뉴 S70’을 내놓으며, 푸조는 9월과 11월에 각각 ‘뉴 307SW HDI’와 407 쿠페를 판매할 계획이다.
한편 수입차와 국내 완성차 업체의 맞대결도 예상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렉서스의 RX350을 겨냥해 10월께 럭셔리 SUV 차량인 ‘베라크루즈’를 출시할 예정인데 동급 수입차와의 비교시승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상대적으로 중형차 이하에서도 강점을 지닌 높은 폭스바겐과 혼다가 외연 확장에 나설 경우 쏘나타와 SM5 등 국내 중형차와도 본격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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