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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과학의 요람, 알고보니 부패의 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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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과학의 요람, 알고보니 부패의 온상?

입력
2006.08.3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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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과학계가 실력보다 부정부패와 권모술수가 난무해 미래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 출신의 세계적인 수학자인 추천퉁(丘陳桐) 하버드대 수학과 교수는 최근 홍콩의 시사주간지 야조우조우칸(亞洲周刊)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학계가 ‘원사(院士ㆍ중국 과학원 연구책임자) 패권주의’로 썩어가고 있다”고 고발했다.

중국과학원 원사 출신인 추교수는 중국 중산(中山)대학 주시핑(朱熹平) 교수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리하이대학의 차오화이둥(曺懷東) 교수가 지난달 5일 20세기 7대 수학 난제로 불리는 ‘푸앙카레 가설’을 푸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 중국 수학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푸앙카레 가설은 프랑스 수학자 줄레 앙리 푸앙카레가 1904년 ‘하나의 밀폐된 3차원공간에서 곡선이 하나의 점으로 수렴될 수 있다면 이 공간은 반드시 원구(圓球)가 될 것’이라는 추론이다. 2000년 5월 미국의 부호인 랜덜 크레이는 7대 수학난제 해결에 각 100만 달러의 상금을 내걸고 공모하기도 했다.

추 교수는 “주교수가 푸앙카레의 가설을 풀었지만 정작 중국 수학계는 냉담했다”며 “주교수는 다른 연구원들의 경계에 오히려 지위에 위협을 느끼는 한심한 상황이 벌어졌다 ”고 비판했다. 이유는 막대한 국책 연구비를 좌지우지하는 원사들이 주교수의 연구성과에 위기감을 느껴 기득권을 고수하는 데 급급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추 교수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원사들은 연구비 집행뿐 아니라 학술상 수상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등 중국 과학계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이들은 정치인들 못지않은 ‘??시(關系)’를 바탕으로 기득권을 유지하면서 권력화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2년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수학협회 연례회의에서 주 교수는 중국에서 가장 뛰어난 수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자리에 연연하는 원사들에 밀려 강연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고 추 교수는 꼬집었다.

중국 과학계의 부정부패 상황도 심각하다. 추 교수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학생들이 박사 학위를 따는데 원사나 교수에게 100만위안(약 1억2,000만원)의 거금을 내기도 하며, 교수들은 얼마되지 않은 월급보다 막대한 연구비를 타내기 위해 원사들에게 뇌물을 주기도 한다.

추 교수는 또 “중국 과학계에서는 이미 논문 표절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학생들마저도 이를 따라가고 있어 중국과학계의 미래가 어둡다”고 개탄했다. 최근 중국과학계가 이룬 빛나는 성과의 이면에 숨겨진 그림자 또한 무시 못할 정도로 크다는 의미다.

<중국과학원 개요>

설립:1949년 국가 중요기구로 출발

기능:중국 최고 과학연구기구로서 국가 R&D(연구개발) 총책임

위상:개혁개방 정책에서 미래산업 실질적인 전략 수립

최고책임자:루웅샹(路甬祥) 원장(장관급ㆍ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1년 예산:약 1조8000억원(2005년 기준)

연구인력:박사급 이상 연구책임자만 200여명

조직:수학, 물리, 화학, 지구과학, 기술 등 5개 과학 분야 11개 지부로 구성

산하기관:중국과학기술대학ㆍ대학원, 3개 기술전문대학, 4개 도서관, 3개 언론사, 전국 125개 연구소

산학협동:세계적인 컴퓨터 회사인 롄상그룹을 비롯해 20개 기업에 직접 투자한 기술연구소 설립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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