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의 조기유학에 관심 있는 한국 부모들에게 미국 청소년교류프로그램, 이른바 '교환학생'이 인기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에 간 청소년 중 일부가 학교를 배정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머무를 곳도 없어 호텔이나 임시 거처를 떠도는 경우도 있다고 AP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텍사스주의 기독교계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온 김준영(16)군이 대표적인 사례다. 김군의 가족은 한국에서 1만3,000달러(약 1,200만원)를 지불했지만, 막상 미국에 온 김군은 다닐 학교를 배정 받지 못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회사인 USA사가 사전에 학교 섭외도 하지 않은 채 김군을 데려 온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를 돌보아 주던 바바라 필립스 가족도 몇 달 후 홈스테이 자원봉사를 포기해 김군은 갈 곳 없는 신세가 돼 버렸다. 필립스씨는 USA사가 김군이 미국에 도착하기 겨우 며칠 전에 연락해 갑작스럽게 김군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김군은 "미국에 와 보니 학비도 무료고 집도 자원봉사자가 제공하니 무료인데, 도대체 그 많은 돈을 누가 가져갔는지 모르겠다"며 어이 없어 했다. 이에 대해 USA사의 전무는 "우리 회사는 학생으로부터 3,500~3,850달러만 받는다"면서 "학생이 자국의 모집회사에 얼마나 많은 돈을 내는지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밝혔다.
한때 자신의 집에서 교환학생들을 돌봤다가 지금은 학생 안전을 감시하는 단체의 책임자를 맡고 있는 다니엘 그리잘바씨는 "이런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면서 "15세 대만 여학생은 자신을 돌보아주던 사람에게 성폭행을 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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