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품용 상품권 관련 정ㆍ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안다미로 대표 김용환(48)씨가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경품용 상품권 인증제도 도입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다는 증언이 나오는가 하면 거액의 비자금 조성설도 나온다. 특히 얼마 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법조브로커 윤상림씨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도 드러나 주목 받고 있다.
1980년대 초반 게임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김씨는 90년대 중반까지도 3차원 그래픽 엔진 등 차세대 아케이드를 개발하는 영세 게임개발업자에 불과했다. 한때 그는 사업 빚이 10억원이 넘어 종로 세운상가에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울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99년 음악에 맞춰 발판을 밟는 ‘펌프(Pump it up)’를 개발해 게임업계 대박신화로 떠올랐다. 국내에서 펌프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던 99년 그는 회사 이름을 ㈜안다미로로 바꾸고 상품권 사업에 뛰어 들었다.
이것이 경품용 상품권 관련 정ㆍ관계 로비를 주도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시발점이 됐다. 도서문화상품권만 인정하던 정부는 2002년 2월 9일 경품용상품권을 도입했다. 이후 딱지상품권 100여 종류가 난립하자, 정부는 2004년 12월 31일 인증제를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업계 관계자들은 “김씨가 2002년께 문화관광부 게임담당 사무관 등과 함께 수시로 만나 경품용 상품권 도입 계획을 의논했고, 결국 정부 입안에 김씨 계획이 그대로 반영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29일에는 김씨가 수년 전부터 가족명의로 10여계의 차명계좌에 100억원을 관리해왔고, 특히 인증제가 도입된 2002년 수억원의 뭉치돈이 현금으로 입출금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씨는 법조브로커 윤상림씨의 동생과도 오랫동안 친분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검찰수사 결과 밝혀졌다. 동생 윤씨는 올해 1월부터 게임, 상품권 관련 업체들이 회원으로 있는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 영업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이날 지난해 경찰에서 김씨에 대한 내사가 진행됐으나 혐의를 입증 못해 내사 종결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동생 윤씨가 김씨에게 친형 윤상림을 소개해줬을 수도 있다”며 앞으로 관련 의혹을 수사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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