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1,300~1,350선에서 지루한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적 경기둔화 조짐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데다 추가상승을 위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처럼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는 동안에는 대기업들의 대규모 신규투자가 예정된 사업분야에 장비ㆍ기계를 납품하는 업체나 설비투자가 이루어진 이후 매출 확대가 기대되는 부품업체 등 설비투자 수혜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철강산업의 경우 현대제철이 고로사업에 진출하면서 대현테크, 한국내화 등 철강기계 설비업체 및 내화벽돌 등을 생산하는 내화물 제조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송산공단 내에 2011년까지 350만톤급 고로 2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의 이 같은 투자는 현대차 그룹이 북경현대차를 비롯해 슬로바키아 기아차, 현대차 미국 알라바마 공장 등에 자동차용 코일, 열연강판 등의 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것이어서 5조원에 이르는 신규 투자가 기대된다.
포스코의 인도 제철소 건립 추진도 철강산업 설비업종의 향후 전망을 밝혀주고 있다. 포스코는 인도 오리사주에 장기적으로 1,200만톤 규모의 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철광석 확보 문제를 둘러싼 인도 정부와의 협의로 당초 예정보다 일정이 늦어지고 있지만, 사업추진이 본격화되면 관련 설비업종의 매출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국내외에서 잇따라 신규 설비투자가 추진되고 있는 LCD 생산 관련 설비업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 소니사와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 S-LCD를 통해 2조7,000억원 규모의 8세대 LCD라인 투자를 결정했으며, 이 중 1조8,000억원은 설비투자에, 나머지 9,000억원은 건설관련 투자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테크윈에서 분사한 공장자동화 전문회사인 에스에프에이나 웨이퍼 세정장비 생산업체인 케이씨텍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이후 꾸준한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LCD 부품업체들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삼성전자가 경쟁사들의 LCD패널 생산 축소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TFT-LCD 7세대 패널 생산능력을 3분기에만 11% 가량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바닥권에서 반등하고 있는 LCD 부품업체들의 실적이 올해 하반기부터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증권 문성복 연구원은 "설비투자 수혜 기업들은 대부분 매출액 1,0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이므로 많게는 수조원에 이르는 대기업의 투자가 본격화될 경우 재무구조 개선은 물론 주가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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