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특별법이 발효된 지 2년 가까이 지나는 동안, 한국은 국제인신매매 보고서에서 1등급을 받아 국제적 모범국가로 선정되었다. 반(反)인신매매 운동과 성매매 방지를 위한 국내에서의 노력이 인정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나라 밖에서는 사정이 딴판이다. 해외에서 성매매를 하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으면서, 추한 한국인의 이미지를 새롭게 부각시키고 있다.
한국은 성매매를 목적으로 자국 여성을 대규모로 송출하고, 남성은 성매매 해외관광을 일삼는다는 추문이 굳어져 가는 것이다. 일찍이 국내에서의 '풍선효과'가 예측되었으나, 이렇게 국제적으로 빠르게 번질 것은 미처 예상치 못했다.
정부가 그제 해외원정 성매매 수사 특별전담팀 구성문제를 검토하기로 한 것은 오히려 만시지탄이다. 이날 회의에는 외교부 법무부 여성가족부 대검찰청 경찰청 등의 담당자가 참석하여 정보와 의견을 교환했다. 물론 긴밀한 국제협력이 있어야 성과를 거둘 성격의 사안이긴 하나, 각국에서 들려오는 부끄러운 소식을 보면 더 이상 시간을 끌 수도 없다.
한국과 현지의 경찰이 한국인 여성 성매매를 적발한 것은 일본 대만 홍콩 호주 미국 등에서 여러 차례이다. 미국은 지난해 5월 197명의 한인 성매매 조직을 적발했고, 호주에서는 183명이 적발되었다.
지난해 대만의 한 뉴스전문 TV는 '성시장에 불고 있는 한류'라는 낯 뜨거운 특집방송을 내보낸 적도 있다. 또한 최근 한 미국인 교수는 미국 내의 한국인 성매매 여성이 최소 5,000명이라는 놀라운 추정치를 국제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적도 있다. 특별법에 따라 해외에서 성매매를 한 남성도 역시 처벌을 받는다.
그러나 한 개인의 처벌 여부보다도 한국인의 성매매가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킨다는 점에서 국내 문제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보다 현실적 문제와 관련돼 있다. 자주 적발ㆍ보도되고 있는 성매매가 우리의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VWP) 가입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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